산골통신

갈바람에...

산골통신 2006. 9. 11. 20:15
내 맘까정 날아간다.

꼬맹이 데리고 아롱이도 데리고 냇가 둑길을 하염없이 걷다 왔다.
머 길이라 해봤자 마을을 벗어나 냇가 다리까정 가서
둑길로 해서~ 주욱~~~~~~~~~~~ 둑길을 걷다가...
그만 하고 싶을때...
산길로 이어져 난 길로 해서 마을로 되돌아오는 거인디...

물건너 마을엔 벌써 그늘이 내렸던데~
서향으로 들어앉은 울 마을은 햇살이 절정에 달했다.

맘이 살랑살랑...
어딘가로 자꾸만 도망간다.

나무꾼이 작은 연못을 하나 꾸며놓았다.
땅파서 맹근 연못이 아이고...
넓직하고 큰~ 들통에다가 황토를 깔고
수련 두 송이를 심어놓았다.

이뿌대...

가만보면~ 선녀와 나무꾼은 그 취향이 은근히 닮았어.
연못 맹근다고 몇년동안 설치고 또 설쳤는데..
임시방편이지만 이렇게 앙징맞게 꾸며주다니...
허긴... 선녀 소원들어주노라고 그런기 아이라~
나무꾼 하고싶어 그리한 줄 내 아는데... 머 이리 감격할 필욘 없지비???

마당을 나무꾼 맘대로 꾸며보라 했다.
바쁜 일 틈틈이 손을 봐서~ 취향대로 가꿔보라 했다.
꽃밭옆에 작은 나무의자를 만들어 놓고
올망졸망 화분하고 돌맹이로 울타리를 쳐 꽃밭을 이뿌게 맹글고
참꽃 소나무를 구해다 심고 할미꽃도 심고...
패랭이도 심고..
산수유나무도 심고
해당화도 심고....

이제 한 일년 여 지나면 제법 어울려서 보기 좋겠다.
나무는 십년대계라...
한 몇년 지나면 숲속 작은 집이 되겠네...

올가을은 유난히 일찍 온 느낌이라~
맘이 미리 준비를 못 해서 그런가...
좀 허둥지둥~ 난감이다.

마당에 텐트를 하나 쳐놓았는데 그 안에 들어가
책이나 읽어야겠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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