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와~
넘 이뿌다. 이뻐...
지금 봐야해! 지금... 여기서..
작은넘이 자꾸 불러싼다.
멀갖구 그러냐~~ 쪼차가봤더이
툇마루에 앉아서 서녘하늘을 바라보고 입 딱 벌리고 있드라.
해는 넘어가고... 저 산너머에선 아직 햇볕이 잔잔이 남아있었던지
산하고 맞닿은 하늘가엔 부연빛이고
나머지 하늘은 청회색???
누가 하늘을 파랗다 하는고~
누가 크레용에 하늘색이라 갖다 붙였는고~
하늘은 참 변화무쌍하다.
가장 좋아라 하는 색깔...
이렇게 낮도 아이고 저녁도 아이고 금방 밤이 될락말락하는 그 시각...
하늘색을 가장 좋아한다.
초승달이 떠있고 주변에 일찍 뜬 별도 떠있고...
이미 산은 꺼멓고 하늘은 서서히 꺼매지고...
참 조화로다...
완전히 어둠이 내린 마당...
얼라들 다 자는 이 새벽에
다시 마당엘 나왔다.
별이 총총... 쏟아진다.
길가 외등을 꺼버리고 싶다.
외등을 등지고 손으로 가리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은하수가 보인다. 길게~~~
뒷목이 뻐근하도록 올려다봤나...
마당가 만발한 꽃들 생생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다.
낮에 뜨거워 축축 늘어져있던 모습은 떠올릴 수 없다.
상사화가 더 필 수 없을만치 화려하게 피었다.
언제 저렇게...
봉숭아 원추리는 이제 막판이다.
참나리꽃도 필대로 피어오른다.
키다리국화도 원없이 핀다.
황매화가 일교차때문인지 몇 송이가 피고지고 한다.
패랭이가 여전히 피어있고..
꽃범의꼬리가 첫송이 피었다.
개미취가 슬슬 시작한다.
옥잠화 꽃대가 두어개 올라왔다.
뱀꽃은 작년에 구박을 좀 했더이~ 올해는 별루다. 하지만 초겨울까지 피는 놈이기땜에
기다리는 맘을 접지는 않는다.
배롱나무는 그동안 진딧물땜시 노~ 고생을 해서 그런가 슬슬 이제부터 시작하려 하나보다.
이놈도 기둘려봐야지.
아롱이가 황토벽돌로 지어준 집이 더운지 드릅나무 밑으로 도망갔다.
흙을 열심히 파제끼더이 그 속에 들어앉아있는데 우스워죽갔다.
철따라 늘 꽃을 볼 수 있는 그런 마당...
새벽 싸늘한 기운을 즐기며
한참을 돌아댕겼다.
땡볕에 고추를 널어말리고 언덕밭에 풀한바탕 베어넘기고
할매는 뒷논둑 베시고
여전히 일은 많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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