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하늘이 넘 이뻐

산골통신 2006. 8. 1. 10:00

와~

와~

 

넘 이뿌다. 이뻐...

지금 봐야해! 지금... 여기서..

 

작은넘이 자꾸 불러싼다.

 

멀갖구 그러냐~~ 쪼차가봤더이

툇마루에 앉아서 서녘하늘을 바라보고 입 딱 벌리고 있드라.

 

해는 넘어가고...  저 산너머에선 아직 햇볕이 잔잔이 남아있었던지

산하고 맞닿은 하늘가엔 부연빛이고

나머지 하늘은 청회색???

 

누가 하늘을 파랗다 하는고~

누가 크레용에 하늘색이라 갖다 붙였는고~

 

하늘은 참 변화무쌍하다.

가장 좋아라 하는 색깔...

이렇게 낮도 아이고 저녁도 아이고 금방 밤이 될락말락하는 그 시각...

하늘색을 가장 좋아한다.

 

초승달이 떠있고 주변에 일찍 뜬 별도 떠있고...

이미 산은 꺼멓고 하늘은 서서히 꺼매지고...

참 조화로다...

 

완전히 어둠이 내린 마당...

얼라들 다 자는 이 새벽에

다시 마당엘 나왔다.

별이 총총... 쏟아진다.

 

길가 외등을 꺼버리고 싶다.

외등을 등지고 손으로 가리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은하수가 보인다. 길게~~~

 

뒷목이 뻐근하도록 올려다봤나...

 

마당가 만발한 꽃들 생생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다.

낮에 뜨거워 축축 늘어져있던 모습은 떠올릴 수 없다.

 

상사화가 더 필 수 없을만치 화려하게 피었다.

언제 저렇게...

봉숭아 원추리는 이제 막판이다.

참나리꽃도 필대로 피어오른다.

키다리국화도 원없이 핀다.

황매화가 일교차때문인지 몇 송이가 피고지고 한다.

패랭이가 여전히 피어있고..

꽃범의꼬리가  첫송이 피었다.

개미취가 슬슬 시작한다.

옥잠화 꽃대가 두어개 올라왔다.

뱀꽃은 작년에 구박을 좀 했더이~ 올해는 별루다. 하지만 초겨울까지 피는 놈이기땜에

기다리는 맘을 접지는 않는다.

 

배롱나무는 그동안 진딧물땜시 노~ 고생을 해서 그런가 슬슬 이제부터 시작하려 하나보다.

이놈도 기둘려봐야지.

 

아롱이가 황토벽돌로 지어준 집이 더운지 드릅나무 밑으로 도망갔다.

흙을 열심히 파제끼더이 그 속에 들어앉아있는데 우스워죽갔다.

 

철따라 늘 꽃을 볼 수 있는 그런 마당...

새벽 싸늘한 기운을 즐기며

한참을 돌아댕겼다.

 

땡볕에 고추를 널어말리고 언덕밭에 풀한바탕 베어넘기고

할매는 뒷논둑 베시고

여전히 일은 많고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