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과정 속에 결국 남는 것

산골통신 2006. 7. 31. 10:05

모두들 결과만을 바라보고

모두들 그 끝만을 바라보고 뛸 때

 

과정이 있잖나.

그 과정이란 넘이 없으면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겠노...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어떤 힘든 일에 올인한 어떤 이를 보고 한 말이 있었다.

그 끝이 확연히 패배로 예상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있기에 끝내는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어지지 않을까요... 라고...

 

그것이 무책임한 말이었을까나...

 

요새 세월을 보낸다. 그냥 보낸다.

하루하루 아까워 하지도 않고 보낸다.

비가 하염없이 퍼붓는 날엔 하루종일 잠으로 보내고

더워 어쩌지도 못 하고 허덕거릴때는 냉골인 황토방에 들어가 책하고 뒹굴었다.

 

논밭일은 끊임없이 뒤꼭지를 끌어댕기고 있지만

그래도 내도 살고봐야겠다~ 하면서 외면하기 부지기수...

 

어제로 비는 그치고

전형적인 여름날씨 땡볕으로 돌아왔다.

 

얼라들은 냇가 물이 줄어들기를 기대고대하고 있고

산골사람들은 밭고랑 물이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추를 일차 땄다.

첫물로 그해 수확량을 가늠하는데... 머 보통...  아주 좋은 작황은 아니지싶다.

초기에 굼뱅이와 진딧물로 고생을 해서 그렇다.

 

인간사 부대끼며 살아도 안 될 것 없지만

그 뒷모습을 몇번 본 뒤로는...

나 포함 사람이라는 종자가 그만 싫어졌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계속 얼쩡거리는 사람들...

내탓 아니오 니탓이오~ 를 외치는 사람들..

 

나는 용서라는 말을 쉽게 못 한다. 스스로에게도 좀 가혹하다할만치 용서라는 단어를 잘 안 쓴다.

죄는 그 값대로 받아야 한다.

용서는 남이 알아서 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눈빛이 맑지 못한 사람은 끝내는 배신을 한다.

그 언행이 바르지 못 한 사람은 끝내는 스스로 무너진다.

일부러 말 하지 않아도...

그저

세월을 보낼 뿐이다.

 

어제도 아이에게 말했다.

그 사람의 눈을 바로 쳐다봐라!

그 사람의 눈빛이 밝은지 봐라!

그 사람의 언행이 일치하는지 봐라!

 

논 밭에서 자라는... 들과 산 내에서 자라는 풀들을 보면서

인간들은... 배가 너무 부르다...... 라고 생각했다.

 

아...  나도 정신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