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풀과의 쌈은 항상...

산골통신 2006. 7. 23. 11:06

나자빠지는 건 항상 인간...

 

팔모가지가 쑤시도록 낫을 휘둘렀으나

진척은 별로 없다.

 

손구락에 물집이 잡히도록 열심히 낫질을 해댔지만

결국 뒤돌아 보니 말끔한 흔적은 머 별루...

 

그래도 길에서 산으로 가는 길은 어느정도 내었나...

빗물에 밭흙 쓸려내려가지 말라고 밭입구에 심은 쑥부쟁이가

밭입구를 거의 점령을 해버려 도저히 밟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가 없다.

삽으로 파서 딴디로 옮겨야쓰겄어...

 

밭둑가에 심은 매실나무들이 소먹이덤불에 뒤덮여 나무가 아예 보이질 않는다.

낫을 휘둘러 소먹이덤불을 걷어내다가 그만 나무를 찍어 생채기를 내버렸다.

찔레꽃덤불도 질세라 밭으로 쳐들어온다.

이노무 까시들~ 죽갔다!

 

도랑가 밭둑을 점령한 쑥부쟁이가 엄청나다. 그 번식력 눈깔 티나온다.

반면에 기린초와 섬초롱 미역취 산마늘 들은 그 자리에서 살아남기도 벅찬가보드라.

겨우겨우 자리보존만 하고 있는걸 보아하니...

 

두메부추와 삼백초 참나물 취나물이 무섭게 번지고 있고

더덕들도 덩달아 질세라  나무를 휘감아 오르고 있드라.

 

삼백초는 왜 이름이 삼백초인지 확연히 깨달았다.

맨 위의 잎이  하얗게~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 놀래 쳐다봐질 정도고

비죽 솟아오른 꽃이 하얬고

그 뿌리가 하얗다던가... 그래서 삼백초라던가...

 

참나물은 여기저기 씨가 날라가 참 잘도 자라고 있드라.

바닥에 촘총이 싹이 터 자라고 있는 걸 보니 내년엔 뜯어말려줘야 하지 싶다.

취나물은 이제 못 말린다. 해서 말리지 않기로 했다. 너들 맘대로 살거라~~

더덕들은 3년된 넘들 캐내야 하겠고

도라지들도...

미처 못 캔 넘들은 다 죽어자빠졌는지 안 보인다.

 

조그만 내 밭을 갖고 싶다.

이런저런 농작물 심는 밭이 아니고

내 야생초밭!!

 

산자락 버려진 밭 하나 있는데

그거 한번 개간해볼까나...

들어가는 길도 이젠 무성해진 잡풀과 잡목때문에 길도 못 찾을 그 곳~

포크레인이 동원되어야 밭꼬락서니가 나올 수 있는 숲속의 그 버려진 밭...

한 천여 평 될낀데...

 

산밑밭은 감나무들과 매실 자두 살구가 제법 커져서

이젠 밭으로 구실은 못 하지싶다.

미련두지말고 철수해야지.

 

이런저런 야생초들 고랑 맹글어 심고

밭둘레로 잡풀 못 쳐들어오게 쑥부쟁이 개미취 심고

들어가는 길가로 원추리 참나리꽃 심고

밭둑으로 조팝꽃이 피어주면 더 좋고

황매화로 울타리 삼으면 더없이 좋겠지.

 

비탈자락으로는 이런저런 과실수 심어두고

물이 절로 나는 곳에는 샘을 파고

그 위로 터  잡아 자그마한 툇마루 딸린 삼칸 오두막 하나 짓고싶다.

 

그 곳엔 멧돼지와 놀갱이와 너구리와 다람쥐와 산토끼와 뱀들이 설치고 산다지?

하지만 갸들 먹을 것들 안 심으문 되지.

갸들은 고구마랑 감자랑 땅콩이랑 옥수수랑 콩이랑 좋아해...

그런 것들만 안 심으면 서로 별 피해 안 주고 살 수 있을꼬야.

 

하아... 예취기를 들고 한바탕 해치우고 싶지만

오늘도 낫들고 설쳐야 하나.

벌써 날이 뜨겁다.

오늘 밤부터 비가 뿌린다는데 한 며칠 계속된다는데

풀들이 더 기승을 부리겠군.

 

망초랑 쑥대궁들은 어느정도 해결봤는데

오늘 마저 해치워야지.

 

perma님이 주신 긴병꽃풀이던가.

그넘 엄청 번식했다.

하지만 바닥에 깔려 다른 어린 풀들이 자라는 건 방지가 되지만

키가 큰 풀들은 여전히...

또 야생콩덤불이던가? 이름은 가물거리는데

그넘이 뒤덮고 있어 좀 성가시다.

 

좀더 지켜봐야되겠다.

 

하아~~ 2

풀 참 징하다.

 

오늘도 소들 입이 안 놀도록 쳐나를려면

얼마나 낫질을 해야할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