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아랫채 황토방 안에 겨들어가 잠시 쉰다는 것이
깜박 잠이 들었었나보다.
그만 온몸이 땡땡 얼었다!
뻣뻣해진 몸을 겨우 추스려 툇마루로 나와 몸을 데워야했다.
아후... 이 먼 일이여...
바깥날씨는 불볕이고
방안은 얼음땡이고~ 올 여름에도 선풍기 필요없겠구만~
겨우 몸을 정상으로 되돌린 다음에사 정신이 집찾아오드라...
바람에 날라가버린 비닐집 지붕을 수리했다.
비닐집 전체를 다 새로 씌우자니 일이 버겁고 찢어진 곳만 때우자니 고난도다.
며칠을 고민을 한 끝에 일단 올해만 이리 견뎌보자고~
구멍난 부분만 때워 올 한해 어거지로 써보기로 했다.
비만 안 들이치면 되니까.
동강비닐을 가져다가 씌워본다. 얼추 맞을 거 같다.
뻥~ 하니 하늘로 향해 뚫어진 곳을 덮고 여기저기 철골에 비닐을 덮어끼운다.
그 끼우개 이름이 먼지 가물거린다. 그거 끼우기가 엄청 힘든데.
비닐집 하나 완성하자면 그놈 끼우느라 손모가지 작살날 정도니까.
그동안 끈이 부실해서 그러가 하고 새로 전깃줄같은 줄을 사다가 새로 매었다.
나무꾼하고 할매하고 선녀하고 착착~ 맡아서 일을 해치웠다.
머~ 일단 땜방한 거라 기운 흔적이 보이긴 해도 튼튼해보인다.
어찌어찌 올해만 견뎌보는 거니까 걍 봐줘야 한다.
식전에 감자밭 고랑 풀 메고
오전에 바람불어 비닐집 작업 못 하고
오후엔 날이 너무 뜨거워 암데도 못 가고
해거름에 비닐집 보수 작업했다.
요새 풀 하고 전쟁이다.
낫 하나 들고 밭둑을 온통 평정했다.
언덕밭은 할매가
소마구 앞은 선녀가
죽~ 밭둑은 나무꾼이.
그 많은 풀들을 실어날라 소들한테 갖다 바치니
소들만 살판났드라.
들에 신경쓰느라 코앞 마당을 돌아다보질 못 했더니
마당 가득 풀이드라...
냅뒀다.
나무꾼이 돌을 가져다 이리저리 꽃밭모양새를 만든다.
마당에 그 많던 돌덩이 선녀가 죄다 내다버렸는데
또오~ 가져다 쌓아놓네그랴...
이젠 흙이 모자르다고 흙파올 궁리까지 하시는 나무꾼!
울집을 산 속으로 맹글 일이 있소... 안 그래도 산속인데...
해저문 뒤 저녁을 일찌감치 해치우고
마당에 나와 앉아있었다.
서울에선 천덕꾸러기된 거대한 식탁과 의자가 울집 마당에선 쪼만해보인다.
폼잡고 앉아보니 그럴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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