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바람 참 억시게 분다.

산골통신 2006. 3. 30. 12:56

방안에서 바람소리만 듣고 바깥 날씨를 알아챈다.

어이구~ 오늘도 어지간하군...

 

이젠 음력 3월로 접어들었으이 좀 봐줄 만도 한데..

어쩌자고 이 난리여...

비 오기만 기둘리다가 암것도 몬하겠네...

 

어제 밤... 투투툭 소리에 얼굴이 활짝 펴져

뒤안 문을 열었지~

와... 비가 오는구나...

오긴 오네~

일기예보 순 엉망일쎄~  온다는 날자엔 안 오구...

 

그래도 이기 어디냐~

흙 푹 젖을 만치만이라도 와다오~ 라고 빌었지

 

새벽에 비오는 소리 들리나 마나~ 귀기울여보이~ 쥐죽은듯 고요하다.

아침에...  억신 바람소리만~ 시베리아벌판을 연상시킨다.

으잉! 날샜다! 파이다!

 

오전내~ 구들장 지고 바깥을 안 나가봤다.

꽃샘추위가 얼매나 대단했던동~

참꽃이 피었다가 몽창 얼어버렸다.

완전~ 쭈구리됐다 말다~

 

비닐집안에  싹 나라고 두었던 감자가 밤새~ 안녕하신가???  궁금해 딜다봤다가~

흙 파뒤집고 고만~ 땅에 묻어버렸다.

비오기 기둘리다가 감자도 못 심어묵겠다고오~

그 위에 흙을 덮고 물을 푹~ 줘버렸다.

밭에 먼저 심은 이웃들은 감자가 안 마를까~ 그걸 걱정하드라...

그러면 가뭄에  콩나듯이~ 감자싹 올라오는기지비~ ㅎㅎㅎ

 

비닐집 젤 안쪽 고랑으로 먼넘의 풀이 그리 많이 났당가~ 몬살겠네~

애기똥풀 쑥 쇠별꽃 냉이 지챙이 바부쟁이 독새풀...

애기똥풀은 그 뿌리가 엄청나다. 얼마나 많이 길게 뻗어나갔던지~

흙을 한뭉텅이 이고지고 뽑히고~

독새풀은 아직은 그 세력이 약해 수월하게 뽑히고

쇠별꽃은 진짜 얄미워죽겠다. 

이놈을 접사로 사진을 찍어 올린 들꽃사진작가들은 반성해야한다.

 

제비꽃이랑 광대나물도 좀 있는데  꽃을 보려고 내비두고...

갸들이야 큰 방해 안 되니까...

쑥뿌리도 바깥세상에서 안쪽으로 뻗어들어와~ 그 뿌리를 죄다 걷어냈다.

 

이제 이 고랑을 파뒤집고 거름을 섞고 고추고랑을 맹글어야지~

올해는 외골로 좌악~ 넓게 심어야지.

두둑도 안 맹글고 평평하게~ 비닐도 안 씌우고~ 약도 안 치고~

좀 편하게 농사지어보자구우~~

 

풀 안 나게 왕겨를 좌악 덮고~ 헌옷가지 헌 이불 나부랑이들을 구석구석 깔아주기로 했다.

부직포는 큰 고랑에만 덮고~

풀땜시 몸써리가 난다구우...

 

우물가에서 절로 자란 돌미나리 뜯어다 한양푼 밥비벼묵고

이따  소화좀 시킬겸~

소마구나 한차례 쳐내주고 소짚이나  엄칭이 썰어주고~

시간이 남고 힘이 남으면 거름이나 내던가...

 

에혀~ 바람아... 

 

날이 좀 좋으면 산밑밭에 심어놓은 야생초들이나 보러갈낀데...

이제 취도 제법 올라왔고 이런저런 이뿐 놈들 대단하던디...

갸들하고 좀 놀았으면 싶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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