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서 바람소리만 듣고 바깥 날씨를 알아챈다.
어이구~ 오늘도 어지간하군...
이젠 음력 3월로 접어들었으이 좀 봐줄 만도 한데..
어쩌자고 이 난리여...
비 오기만 기둘리다가 암것도 몬하겠네...
어제 밤... 투투툭 소리에 얼굴이 활짝 펴져
뒤안 문을 열었지~
와... 비가 오는구나...
오긴 오네~
일기예보 순 엉망일쎄~ 온다는 날자엔 안 오구...
그래도 이기 어디냐~
흙 푹 젖을 만치만이라도 와다오~ 라고 빌었지
새벽에 비오는 소리 들리나 마나~ 귀기울여보이~ 쥐죽은듯 고요하다.
아침에... 억신 바람소리만~ 시베리아벌판을 연상시킨다.
으잉! 날샜다! 파이다!
오전내~ 구들장 지고 바깥을 안 나가봤다.
꽃샘추위가 얼매나 대단했던동~
참꽃이 피었다가 몽창 얼어버렸다.
완전~ 쭈구리됐다 말다~
비닐집안에 싹 나라고 두었던 감자가 밤새~ 안녕하신가??? 궁금해 딜다봤다가~
흙 파뒤집고 고만~ 땅에 묻어버렸다.
비오기 기둘리다가 감자도 못 심어묵겠다고오~
그 위에 흙을 덮고 물을 푹~ 줘버렸다.
밭에 먼저 심은 이웃들은 감자가 안 마를까~ 그걸 걱정하드라...
그러면 가뭄에 콩나듯이~ 감자싹 올라오는기지비~ ㅎㅎㅎ
비닐집 젤 안쪽 고랑으로 먼넘의 풀이 그리 많이 났당가~ 몬살겠네~
애기똥풀 쑥 쇠별꽃 냉이 지챙이 바부쟁이 독새풀...
애기똥풀은 그 뿌리가 엄청나다. 얼마나 많이 길게 뻗어나갔던지~
흙을 한뭉텅이 이고지고 뽑히고~
독새풀은 아직은 그 세력이 약해 수월하게 뽑히고
쇠별꽃은 진짜 얄미워죽겠다.
이놈을 접사로 사진을 찍어 올린 들꽃사진작가들은 반성해야한다.
제비꽃이랑 광대나물도 좀 있는데 꽃을 보려고 내비두고...
갸들이야 큰 방해 안 되니까...
쑥뿌리도 바깥세상에서 안쪽으로 뻗어들어와~ 그 뿌리를 죄다 걷어냈다.
이제 이 고랑을 파뒤집고 거름을 섞고 고추고랑을 맹글어야지~
올해는 외골로 좌악~ 넓게 심어야지.
두둑도 안 맹글고 평평하게~ 비닐도 안 씌우고~ 약도 안 치고~
좀 편하게 농사지어보자구우~~
풀 안 나게 왕겨를 좌악 덮고~ 헌옷가지 헌 이불 나부랑이들을 구석구석 깔아주기로 했다.
부직포는 큰 고랑에만 덮고~
풀땜시 몸써리가 난다구우...
우물가에서 절로 자란 돌미나리 뜯어다 한양푼 밥비벼묵고
이따 소화좀 시킬겸~
소마구나 한차례 쳐내주고 소짚이나 엄칭이 썰어주고~
시간이 남고 힘이 남으면 거름이나 내던가...
에혀~ 바람아...
날이 좀 좋으면 산밑밭에 심어놓은 야생초들이나 보러갈낀데...
이제 취도 제법 올라왔고 이런저런 이뿐 놈들 대단하던디...
갸들하고 좀 놀았으면 싶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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