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진눈깨비인거야? 첫눈인거야?

산골통신 2005. 12. 2. 08:49

이상도 하지~~

먼가가 뿌리긴 뿌리는데...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니도 글타고 우박도 아닌 것이...

얼굴에 눈썹위에 막 스치고 달아난다.

 

할매는 텃밭 배추시레기 주으시느라 바쁘시고~

눈온다음에 추워진단다~이거 얼기전에 거둬들여야지~

배추시레기들은 닭들이 아주 좋아라 하는 겨울 간식거리이다.

 

선녀는 저위 뒷골밭에 가서 아직 뽑다 둔 속이 덜찬 배추들

마저 칼로 도려내서 싣고 와야한다.

 

구루마를 가져가려했더이

어제 소똥친 뒤라 온통 똥칠갑이 되어있어 차마 그건 못 가져가고...

다른 걸 가져갔다.

 

며칠전에 나무꾼이 외발 구루마는 힘들어 죽겠다고 쌍발????

두발 구루마를 어서 갖고 왔었더랬다.

 

하이고오~ 외발 구루마는 논두렁 밭두렁 좁은 길에도 다 댕기지만

쌍발은 안 되요오~~   길 좋은 곳에서는 모를까...

그럼 길 좋은 곳에서만 사용하겠단다~

외발 구루마는 균형을 못 맞춰서 힘이 곱배기로 들어 못 하겠단다.... 

머 그럼 그러시요.... 하고 말았더랬는데...

 

사실 외발구루마 끌고 댕기지 못 하는 사람 몇 있다.

그걸 어케 끌고댕기느냐고 신기하게 쳐다보는 아지매도 계신다.

이리 헤딱~ 저리 게딱~ 자빠지는 외발 구루마라나 모라나...

 

하지만 선녀와 할매는 외발구루마를 논두렁 밭두렁 어디든지 끌고댕긴다.

산속에서도 거침없이 붙어댕긴다.

발이 항개뿐이라 길이 좁은건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내도 한번 두발구루마 몰아보자 싶어 끌고가긴 했는디...

그 좁디좁은 밭고랑에서 두발이 갈라카이... 이리 부딧치고 저리 부딧치고

실은 배춧단들이 이리 떨어지고 저리 떨어지고~

에라~~~ 성질이 나서리... 

막 힘으로 밀어부쳤다.

갈래???   말래!!!

 

눈인지 비인지는 자꾸 떨어지고~

방수옷이랍시고 입긴 입었는데 자꾸 모자가 벗겨지고~~

바람도 간간이 불어 눈도 제대로 못 뜨겠고...

 

한참 몰아가다가 떨어진 배추들 싣고

또 한참 몰아가다가 배추들 줒어갖고 오고...

 

겨우겨우 길가로 끌고왔다. 휴우...

어째 발이 더 많으면 더 쉬워야 하는거 아닌가???

도무지 균형을 못 맞추고 내 몸이 휘딱~~~  기울어져...

여섯시 오분전이 되어갖고 끌고내려왔다.

안되것으...  이 구루마는 나무꾼 전용으로 줘야겠구만...

 

배추들 창고에 갈무리하고...

이 배추들은 겨우내내 배차적 꿔먹을 것들이다.

 

이제 눈?  비?가 그쳤다.

들어앉으려했더이만~ 쯔비...

 

빨래가 덜 마른채로 젖어버려 건조대 통채로 방안으로 들여놓았다.

겨울엔 마당에서 빨래 못 말린다.

꽝꽝~  동태가 되어버리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