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늘 다 못 놓았다.
한 푸대 정도 더 놓아야 해.
길게 길게 세 고랑 맹글었는데 씨갑시가 엄청 들어가네그랴...
줄을 주욱 끝에서 끝까정 쳐놓고 줄맞춰 골을 기리고
마늘을 죽죽 놓는다.
한 골에 열댓개정도 들어간다. 대충...
뿌리를 아래로 해서 놓아야 하는데 만약 옆이거나 위로 솟구치면
마늘대궁이 할배담뱃대처럼 꼬부랑해져서 나중에 뽑기만 힘들어진다.
한손에 마늘씨 한움큼
한손으로 부지런히 하나씩 채어 놓는다.
두손이 같이 움직여야 빨리빨리 심을 수 있는데
왼손이 여엉 말을 안 들어 애묵는다.
오른손이 채가는대로 왼손가락이 그 다음 마늘씨를 장만해줘야 하는데
우찌 가만 바랗고 있는지 먼 배짱인지 몰겠다.
이래서 어려서부터 오른손잡이를 철저하게 맹그는 집안교육이며 학교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규탄!한다...
멀쩡한 왼손을 반병신으로 맹그는 교육!!! 이것이 현교육이다!!!
할매랑 골을 마주보고 앉아서 종종 옆걸음쳐가며 놓는다.
한 사람이 일하는 거하고
두 사람이 일하는 거하고
일 속도가 틀리긴 틀리다.
한 푸대 한 고랑 놓고
또 한 푸대 한 고랑 놓고
아... 모자른다.
오늘 밤부터 비가 뿌린다는데... 어쩌지?
날은 이미 저물어가고...
마늘씨 이제 가져와봤자~ 못 한다.
치우자! 비온다음 땅 마른다음 하자...
땅 굳은 다음에 하기는 좀 힘들지만
하늘이 말리는 데 어카겠노!
비맞을까봐 메밀단 구루마로 옮겨 소마구로 갖다 놓고
검정콩 흰콩 질금콩들 비닐덮어놓고
닭집 단속하고 소 밥주고...
하루를 마감한다.
상추를 텃밭 비닐집에 심었는데
아직 꼬마비닐을 안 씌워줬다.
해서 반 정도 얼어죽었다. 내 실수여...
진작 비닐을 안 덮어준 탓이여...
오늘 부랴부랴 헌 비닐을 갖다 철사를 꽂고 덮어줬다.
물도 호스를 들이대서 듬뿍 주고...
작년 쌈채소들 씨남은 것들을 훌훌 뿌려놓았는데
날까?
싶었는데...
물기가 좀 있는 곳에는 제법 돋았드라...
저거이 먼 씨앗인지 낸 몰러...
떡잎을 봐도 몰러...
하여간 본잎나봐야 알어...
물만 듬뿍 뿌려주고 나왔다.
흰바탕에 검은 얼룩점 고양이... 한마리...
비닐집안에 둥지를 틀려나...
거 안 되는디... 병아리땜에...
할매... 미끼를 놓으라시는데...
어쩔까... 저놈을 잡아?
돼지 비계덩어리 있는데... 꼬셔볼까... 죽음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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