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람이 잔다.
허이구~ 혼났어.
바람한테...
그리고 날을 왜이리 찬지.
애먹었다니까.
요며칠 꼬맹이는 목감기에 열감기 고마 드러누워버렸구...
유치원 당근 못 갔구.
오늘에사 비실비실 약병 들고 유치원 갔다네...
이 산골짝에 같이 놀 친구가 있어야지...
유치원에라도 가야 안 심심하지...
날이 하도 좋으니
감또개 해 널자고 할매 막 부르신다.
이런 날 해널어야 잘 마른다고...
감은 따놓은지 오래됐는데... 다 물러 홍시되겠다고...
홍시되면 누가 다 묵노말여...
감또개 해놓으면 혼자 다 묵음시러~
서둘러 하지는 않고~ 머하자는 거냐고 호통이시다.
그려유.. 해놓으면 혼자 다 묵죠~ 모자르쥬~ ㅎㅎㅎ
두말않고 감을 또갠다.
잠방에 포개지지 않게 골고루 널어서 양지바른 곳에 갖다둔다.
며칠 말려야 되고 또 뒤집어 줘가며 정성이 좀 가야한다.
먼지가 안 들어가게 이리저리 좀 가려주고...
밤에 이슬 안 맞게 또 들여놓아야 한다네~~~
겨우내 감또개 만한 군것질 거리도 드물다.
물론 호두 대추 밤 땅콩~ 머 등등 있지만도~
그런건 몇개 못 먹어... 금방 물려서...
분이 하얗게 잘난 감또개는 곶감 이상으로 달고 맛있고 또 쫄깃거려서~
씹는 맛도 있고 턱운동도 어지간히 되거든...
정말 가을하늘이야...
진짜 좋다.
조금은 더운듯 쌀쌀한듯한~ 그런 전형적인 가을날씨...
감나무 잎은 줄줄이 다 떨어져 앙상하니 가지만 드러났고
가지가지마다 붉은 감이 주렁주렁~
이야.... 입이 화악~ 벌어진다.
이번 바람에 호두나무 잎 다 떨어져버렸고
그래서 더이상 골목길 쓸 일도 없는데...
왜이리 아쉬운겨...
다람쥐는 아직도 겨울잠 자러 안 들어가고
먹을 걸 찾아 헤메는고...
질금콩단 무더기위를 헤집고 있네... 너 그것도 묵니?
마늘 양파 다 심었고
이젠 비닐집 고추밭 정리하고 김장 준비만 남았네...
콩타작은 따땃한 겨울날~ 조금씩 조금씩 도리깨질 해야지.
감 마저 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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