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그래 안다구~ 안당께...
하지만 말야~
일손 없는 사람은 두손잽이하고 있으면 입에 밥이 들어간댜???
음~ 그렇다면 두손잽이하고 조신하게 있을께!
아침~ 이슬 젖었을까 말랐을까
하늘을 쳐다보며~ 논으로 길을 내려갔다.
아직 이슬은 있는데...
할매는 벌써 논둑콩 꺾고 계신다.
참말로 부지런하신 양반...
자아~ 나락부터 널자구우~~
오늘은 마지막 떠는 날이야...
그래도 일의 끝이 있구만~
한참 나락 건조망 펴고 널고 있는데 나무꾼 거들러 내려온다.
헉! 헌데 왠 아롱이까정?
똥개는 일 못 시키는디????
나무꾼한테 나락 너는 것은 맡기고
나는야~ 논둑콩 묶으러 간다.
논둑콩은 아직 이슬이 촉촉하다.
장갑이 금새 젖어든다.
그래도 새끼줄로 일일이 모아 묶는다.
곧 해가 올라오면 이슬은 흔적없이 사라질꺼야.
할매는 저만치 꺽어나가고 계신다.
할매가 꺾어놓으신 콩단을 일일이 모아 묶는다.
끙차 끙차~ 힘을 써서 다져서 묶어야 안 풀어진다.
왜이리 덤불이 많이 나갔노~ 콩은 얼매 안 달리구...
옆에 풀은 왜이렇게 많이 자랐는지 원~ 수풀속을 헤집어가며 일을 해야하네~
하이고~~ 여긴 머가 이러냐???
콩이 하나도 없어~~
놀갱이가 다 잡수셨구만~
저기 산자락에 새끼치고 산다는 얘긴 들었지만~
저뒷산 자락에서 내 인기척에 후다닥~ 뛰어 달아나는 놀갱이는 몇 봤지만~
며칠전에 이웃 아재도 놀갱이 두마리가 사이좋게 앉아있다가 인기척에 놀래 달아나는
놈들을 보셨단다.
헉1 그놈들이 우리 콩을... 죄다~~ 싸그리...
논둑 두 군데를 싹싹 청소를 해놓으셨네그랴...
새끼줄을 들고~ 허탈해져서... 빈 논둑을 걍 걷는다.
허허~ 니들이랑 같이 나눠먹기엔 좀 적은디.. 우짜냐...
허허~ 그래도 나눠묵어야겠지?
이웃 논둑콩들은 푸짐한데 우리 논둑콩은 허허롭다.
약을 치고 안 치고 차이인가...
이웃 논둑콩에는 올해 약을 두번 치는 것을 봤다.
심을때 한참 덤불 나갈때...
한참 걸려야 할 일이 놀갱이덕분에
금방 끝나버렸다. 이거 고마와해야하나...
나무꾼이 트럭으로 논둑콩단을 실어 집마당으로 나르고
할매와 선녀는 짚걷으러 논으로 다시 간다.
논 하나라도 일을 쳐야지~
이웃 논 서마지기에는 장정 다섯이 붙어서 짚걷드라~
우와~ 저긴 왜 저렇게 일손이 많아?
이야~ 그러면 일할 맛 나겠네~
점심시간이 되어 할매보고 가자고 보챘으나 들은척도 안 하신다.
앉아서 하는 일은 허리가 안 아프시단다~
나랑 반대구마~ 내는 허리가 분질러지는 것 같이 아픈데...
이제 밭도 얼추 비었고 논도 비어간다.
논 두군데 짚만 거둬들이면 끝난다.
이따 얼라들 오면 감따러 갈꺼다.
나무꾼이랑 얼라들보고 감따라 하고~
선녀랑 할매는 짚단 마저 묶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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