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요일이야~~ 얼라들 학교 안 가여~~
그럼 쪼매 늦잠 자도 되겠네...
도시같앴으면 그랬지...
그 기분으로 몸도 찌뿌둥하길래 내처 자버렸어...
아차! 나락...
널어야 하잖아...
기우뚱 기우뚱 몸을 이끌고 나섰다.
얼라들 밥만 겨우 해놓고 니들 묵고 치워라~~ 해놓고..
아침밥도 안 챙겨묵고 걍 나섰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뭐뭐고?
나락 널어야 하고~
마늘밭 거름 깔아야 하고
연탄재 버려야 하고
또 거시기 등등...
소랑 닭이랑 돌봐야 하고~
할매는 나락 일일이 펴 까시고
선녀는 나락푸대 영차영차 들었다 놨다~ 여기저기 건조망위에 옮겨놓는다.
자리는 참 잘 잡았는데~ 널찍하고 평평하고~
차 지나가는 길가도 아니고~
장소는 참 좋은디...
건조망이 모자르네...
안그래도 이웃들 몇몇이 이 장소를 탐내는데~
이웃집에 빌리려 해도 잘 안 빌려주네~
우리꺼는 잘 빌려주는데~ 왜 넘의것 빌리려면 이리 힘든지 모르겠네...
에라~ 안되겠다. 사오자!!!
넘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 싫여...
트럭 우당탕탕~ 집어끌고 마을밖 내리막길 막 달려간다.
아이고~ 농자재상 문 닫았네~~~~~~
농협연쇄점은 일요일이라 당근 안 할끼고~
으으...
농자재상이야 개인이 하는 거이니께 좀 쉰다쳐도
농협에서 하는 연쇄점은 왜 꼬박꼬박 쉬는겨???
일요일엔 농사짓지 말라는겨? 머여?
어쩔까~~ 트럭을 농협앞에 세워놓고 뚤레뚤레 걷는다.
어딜 가야 구할 수 있을까~
내친김에 시내엘 나갈까...
철물점에 가면 혹 있을까? 에라~ 함 가보자~
있긴 있었는데 똑 떨어졌단다. 으미~~~ 잡것! 하필이면...
발을 동동구르니~ 철물점 아지매 하신다는 말씀~
자기네가 한번 쓰고 둔 것이 있는데 그거라도 싸게 가져갈꺼냐고~
하이고~ 그거라도 주소! 언넝!
그래서 부랴부랴 트럭에 싣고 또 우르르르~~~ 몰고 논으로 갔다.
할매 어서 용케 구했다고~ 좋다 하시네~~
덕분에 나락을 반이상 널어놓고 들어왔다.
한번에 이틀 말리고 두번 나눠서 말리면 끝나겠다.
다 말린 나락푸대 옮기는 건 나무꾼 오걸랑 같이 해야지~
계속해서 날이 반짝 해가 나오면 좋으련만~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좋긴한데...
오늘은 구름이 좀 있다.
이웃들도 한참 나락 말리느라 난리다.
집 마당도 부족해서 옥상 있는 집은 옥상까지 나락푸대를 이고지고 갖고 올라가
말려갖고 내려온다.
길이고 마당이고 간에 좀 넓다 싶으면 온통 나락이 깔려있다.
오후에 마늘밭에 거름깔러 간다.
트렉터로 거름을 여기저기 내놓았는데 그거 일일이 온 밭에 펴서 깔아야 한다.
그래야 로타리를 칠 수 있다.
할매~ 장갑끼고 앉아서 일일이 펴 까신다.
선녀 쇠스랑 똥삽 골고루 들고~
일일이 골고루~ 펴 흩어놓는다.
마늘밭 세 고랑~ 양파밭 한 고랑~
남는 거름은 따로 모아두고...
내일까지 하면 다 깔 수 있겠다.
집엘 오니 연탄재가 장난 아니게 쌓여있다.
저걸 어여 치워야 하는데...
연탄재는 논에 갖다 버려야 하는데
울 논에 들어가는 입구에 나락을 널어놓아서 막혀서 못 들어간다.
해서 오늘 삼거리집 나락 떨었던데~ 지금 갖다 버리면 좋겠는데... 싶어서
부랴부랴 세 구루마 내다 버렸다.
아직도 세 구루마 정도는 더 갖다 버려야하는데
다리도 힘빠지고 허리도 아푸다.
에그... 내일 아침일찍 내다버리지 머~
그새 나락 펴 널라꼬?
걍 오늘 하루 끄읕~ 하며 털고 들어왔다.
아까 밭에서 내려올대 따온 홍시~
얼라들이 안 먹고 뒀길래 맛있게 먹어줬다.
아까 밭에서도 한개 묵었는디... ㅎㅎㅎ
내일도 나락 펴널고 떨고
거름 마저 깔고
또 연탄재 버리고~
또 뭘 하지? 콩꺽어야 하는가...
이제 서리태 거둬들여야 하는데...
한참 바쁜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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