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락이란 늘상 우리가 묵는 밥... 흰쌀 벼를 말하는데~
찹쌀은 차나락이라고 해여~
미나락 차나락하니께 다들 어리둥절 하더라꼬요...
어떤 모임에서 이 말 설명하는데 일년 걸렸으요...
그담부턴 배운 회원이 설명을 대신 해주더라꼬요~ ㅋㅋㅋ
하여간 오늘 득달같이 미나락 논 갓돌림 하고 왔다.
갓돌림은 논 가장자리를 주욱~ 둘러가며 가로 세로 한줄씩 베어내고
논 네 귀퉁이를 콤바인 기계 들어설 자리만치~ 또 모퉁이에서 기계 돌릴 공간을 주기 위해
미리 베어내야 하는 일이다.
경지 정리가 잘 된 네모 반듯한 논 같으면사 갓돌림 쉽지...
우리같이 다랭이 논들만 있는 산골에는 갓돌림 쪼매 구찮다카이~ ㅎㅎㅎ
꼬부랑 꼬부랑 고갯길을 돌아돌아~
또 무논이라~ 논 안쪽으론 수짙어서 물이 컹~ 한 곳이 많걸랑...
해서 푹푹 빠지는 논에 들어가 볏단을 한아름씩 베어갖고 이고지고 나와야 해여~
아침에 얼라들 학교 몽땅 내쫒고~
큰놈 용돈 안 준다꼬 입이 댓발은 나왔는데 모른척 보내버렸다.
온라인 게임하는데 문화상품권이 필요하단다~ 우체국에서 판다는데
오천냥 달란다.
너 오천냥 받을만치 집안일을 했냐? 농사일을 같이 했냐?
물었더니...
저번에 볏짚단 나르는 거 했다고... 꿍얼꿍얼 해댄다.
그럼 오늘 감 따는거 같이 하면 주마! 했다.
그랬더이 입이 댓발 썰면 열접시 나올 정도로 되어서 학교갔다.
온라인게임이 애들 돈 씀씀이를 헤푸게 맹근다. 몹쓸 일이다.
집앞 골목길~ 낙엽들이 어젯밤새 바람이 불어서 그랬던지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어 입이 딱! 벌어졌다.
시방 낫들고 논에 가려던 참이었는데..
그걸 보고 갈 수가 있나 말씨...
빗자루 들고 씩씩거리며 한바탕 쓸어 왕겨푸대에 쳐담았다.
아궁이 불때는데 불쏘시개로 얼매나 요긴한지 모른다.
요새 참깻단하고 들깻단을 불쏘시게로 쓰고있는데
그건 온겨우내 써야 할 건데 아껴 써야 하걸랑...
할매는 구루마에 콤바인용 푸대랑 건조망이랑 실어 놓으셨다.
선녀가 구루마 끌고 논에 간다.
울 마을 한대뿐인 콤바인 쥔장은 가을 한철 엄청나게 바뿌다.
온 마을 논 다 베줘야 하고 이웃 마을까정 원정가서 해야하기땜에...
그래도 의리있게 울 마을 부터 먼저 해주려 하니
우리꺼 해준다 할때 해야지비...
이따 새참으로 내갈 떡국을 준비하려고~ 다싯물 불에 올려놓았다.
논 갓돌림을 하러 논에 내려가다가
나락 말리는 길가에서 이웃 아지매 혼자 나락푸대를 못 들어 낑낑거리고 계시길래
영차영차 서너푸대 들었다 놨다 해드리고~
건조망 우리좀 쓰자고 부탁해놨다.
또 오늘 나락 마지막 떤다니께~
그담에 우리가 이 자리에서 말리자고 미리 다짐해놓고 왔다.
아이구 마침 잘되얐다! ㅎㅎㅎ
요즘 날씨도 좋은데 언넝 말려야지...
집까정 나락푸대를 들고 올 수도 없지만도 말릴 공간이 부족해 애먹걸랑...
할매는 이짝부터
선녀는 요짝부터
준비~ 땅!
항상 할매가 먼저 손털고 일어서시지만~
요샌 선녀도 제법 따라잡는다 말씨...
얼굴에 나락들이 자꾸 닿아 막 따갑다.
머리칼이 거추장스러워 뒤로 몽땅하게 묶어넘기고
챙모자를 썼다.
땀은 안 나니까 수건은 안 둘러도 되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이 참 기분 좋드라..
젤루 큰 논 하나 해치우고~
그 담 중간 논 해치우고~
에고 허리야...
젤루 작은 논에 내려가 쉬엄쉬엄했다.
볏짚걷는 것이 골치 아푼데 것도 쉬엄쉬엄 하지 머~
날이 다음주 까정 좋다니께...
이웃 논에선 볏짚 걷는 기계로 걷느라고 바뿌다.
요샌 볏짚을 이리저리 뒤적이는 기계도 따로 나와
먼저 볏짚을 뒤적여 놓고 그 담에 기계로 묶는단다.
안 뒤적이고 걍 묶으면 볏짚이 속에서 떠서 썩걸랑
그럼 소가 안 묵어~~~~~~
우린 손으로 직접 묶을란다.
볏짚 걷는데도 한 마지기에 이만냥씩 줘야 하는데...
농사지어서 돈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꾸 돈 쓰면 되나~~
논 다 갓돌림했다.
할매는 허리를 그만 못 피신다.
꼬부리고 일하신지라 펴자면 한참 애잡수신다.
그래도 장정몫만치 일을 해내시니 대단하시다.
천천히 오소! 내먼저 가요~~ 하고 먼저 올라왔다.
에고~ 나도 허리야~~
좀 쉬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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