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감을 따야 해~ 언넝!

산골통신 2005. 10. 28. 21:01

감나무가 꽤 된다.

밭둑으로 올라가면서 주욱~ 심은 것도 꽤 되고~

저위 산밑 비탈밭에 심은 것도 제법 되지~

 

올해 어린 나무들이 일제히 첫 감을 열었다.

그래서 저 감을 다 어찌 처분할까~ 다 묵을까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그런데 아불싸~

깍지벌레가 기승을 부려~ 떨어진 감들이 부지기수...

이젠 감나무도 약을 쳐야 하는 세상인가...

안치고 버티고 했더니만 수확량이 얼마 안 된다.

할매는 약 안 쳤다고 선녀를 닥달을 해대시는데~ 으아...

 

어쨌든 감을 따야혀~

따긴 따야 하는디...

왜 이리 몸이 무겁냐...

하루종일 질질 끌고 댕긴다.

 

큰놈 골목길 낙엽좀 쓸어모으라 했더이~

양옆 담벼락으로 죄다 착착 쓸어붙여놓았다~ 으으으으으으~~

이걸~ 이걸~ 으이???

바람불면 도로아미타불이잖냐! 이걸 일이라고 했냐아아아~~

 

같이 감따러 가자고 했더이

내일 따자고~ 내일은 꼭 하겠다고~ 도망친다.

내일 안 하기만 혀봐봐! 감 한개도 안 줄껴!!

 

대봉시 감이라 다들 탐낸다.

아마도 손탄 것도 제법 있을껴~ 길가쪽으루...

작년엔 박스를 들고 감좀 달라고 찾아 온 이웃도 있었으~

 

감이 안 물렀을때 따야 오래 보관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맘때 따야 한단다.

그래야 곶감도 맹글고 홍시도 맹글고~

오래 묵을 수가 있지비...

 

푸대를 가져다 놓고 손 닿는 곳부터 따기 시작했다.

할매는 진작부터 올라오셔서 따시는데~

에구 죄송스러버라...

내일부턴 게으름 부리지 말고 일 열심히 해야지...

 

몇 푸대를 집으로 갖다 날랐는지 모른다.

따는대로 집어담아 일단은 날랐다.

 

일단 손 닿는 곳과 작은 장대가 닿는 곳은 다 땄다.

내일 얼라들이랑 사다리 놓고 올라가 따야지...

 

까치밥을 냄겨둘까 말까~ ㅎㅎㅎ

 

나무꾼은 감때문에 두 번이나 고생을 해서

감을 다신 입에도 안 댈 거 같다.

 

어제 밭에서 일하고 내려오는 길에 잘 익은 홍시가 눈에 띄길래 따서 줬는데...

아마도 그것이 고만 재수없게 얹혔던가보다.

저녁내내 고생하고~ 새벽에사 겨우 잠이 들었던가보드라... 에구...

작년에도 감 먹고 고생을 한 적이 있어서 애를 묵었었는데...

 

왜 그런지 몰라...  먹기는 하루에도 몇개씩 묵을때도 있는데

하필 어제 먹은 감에 얹힐거이 머여????

빈속에 먹어서 그랬나? 갸우뚱!

 

선녀는 하루에 감을 열개는 족히 묵을 수 있는디...

아니 묵을라면 더 묵을 수도 있공~ ㅋㅋㅋ

체하고 얹힌다는 건 선녀 뱃속사전엔 없는디...

 

어제 밭에 비닐 걷었다.

갈 바람에 겨울 바람에 이리저리 날려서 볼썽사납게 되기 전에

일찌감치 걷었다.

 

밭고랑마다 댕기면서 쉽게 걷히는데는 죽죽~ 걷어나가고

흙에 깊이 파묻혀 애먹이는 곳은 호미를들고 댕기면서 파뒤집어 꺼내고

흙먼지 다 뒤집어쓰고 마시면서 일했다.

푸대에 다 쳐담아 밭둑 한 켠으로 모아두었다.

 

밭이 서서히 비어간다.

이제 무 배추 외엔 없다.

 

곧 마늘 양파 심어야겠지?

한해 농사가 끝이 없다.

계속 도돌이표!!!

 

인생도 마찬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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