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에 톱밥이 까끌거리고...
머리칼은 까치둥지처럼 되어버렸고...
얼굴은 아궁이 불때다가 껌정이 묻어 인디언 아지매같고...
웃도리가 아랫도리고간에~
무신넘의 먼지가 이리도 많이... 털어도 털어도 안 지워지네...
학교갔다 온 배고픈 애벌레???가
아닌 배고픈 얼라들은 선녀뒤만 졸랑졸랑...
아침에 반죽해놓은 만두피갖고 만두해먹이고나이~
선녀몸뚱아리에 허연 밀가루까정~ 합세해... 몰골이... 희한도 않더라...
그 와중에 컴 고치러 온 아저씨~
너무 늦게 오셔서 끼니를 거르시고 계시길래
두 손 허연채로~ ㅎㅎㅎ
그 몰골 그대로 군만두 두 접시 해다드렸지...
뜰아랫채 뜯은 나무들 오늘 몽땅 썰었다.
그동안 비에 젖어있어서 바로 때긴 뭐하고해서 마당에 널어 말리는 중이다.
이웃 과수원 오라비가 준 전지한 사과나무들도 죄다 썰어놓았다.
올 겨울내내 땔나무 걱정 안 해도 될라나...
나무 때기로 말하자면 헤푼데...
해거름에 아궁이 두 곳에 통나무장작 막 쳐밀어넣고 불을 팍팍 땠다.
요즘 그 재미에 산다.
낮에 햇살이 하도 따가워 애묵었다.
그래도 이기 어디냐 싶어 군소리도 안 했네~
토란대는 아주 잘 말랐다.
내일 하루만 더 마르면 완전하겠다.
글피쯤 비가 뿌린다니~
그 전에 갈무리 다 해놓아야지...
굴뚝에 연기가 바람에 획휙~ 날라간다.
오늘 하루종일 찌그러져있던 선녀 맴도 휙~ 날려버려라...
나무꾼 톱으로 썰고 선녀는 잡아주고~
착착~ 톱질도 거 힘든데... 아무리 전기톱이라지만...
아마 선녀 혼자 걍 톱으로 했으면 며칠동안 했어야 할 일을...
전기톱 하나로 하룻만에 다 해치워버렸다. 다행이여...
아침에... 기분도 꾸리꾸리하고~ 지랄같아서
텃밭에 가꾸는 배추밭에 가봤지...
벌레들이 많에... 나비들 팔랑팔랑 댕기네~
어디보자... 잎 구석구석 딜다보이~
이놈! 까만 애벌레
요놈! 초록 애벌레 이거봐~ 거기 왜 들앉아있어~ 나와~~
까만 풍댕이같은 놈~ 야야~~ 너혼자 배추 꼬갱이 다 쳐묵나~
이따만한 애벌레가 들앉아있네그랴...
싹싹 잡아낸다.
허리가 아푸다. 일어섰다 앉았다~ 에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한참 하다 일어섰다.
벌레들 발로 쓱~ 비벼죽이려다~ 닭집에 던져줘 버렸다.
저노무 연탄재는 언제나 내다버리노...
아직 논이 안 비었는데... 도랑가에 쳐박을까???
오늘도 변함없이 주절거리다 하루가 끝난다.
언넝 가서 꼬맹이 책한권 읽어주고 얼라들 재워야지...
오늘 밤은 별이 밝던데... 총총...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로 차린 밥상.. (0) | 2005.10.13 |
---|---|
하아~~ 가을 날이 이래야... (0) | 2005.10.12 |
호박농사~ (0) | 2005.10.10 |
감따러 가자구우... (0) | 2005.10.09 |
가래떡 (0) | 2005.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