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마늘양파농사를 안 하니 동동구월은 아니다. 그리고 벼수확도 나락 말리는 일도 기계가 다 해주니 일이 없고…
이젠 어정7월 건들8월 동동9월이라는 말이 안 맞는 세상이 왔지 싶다.
그나저나 그건 그렇고
아궁이 불 때는 철이 돌아왔다.
뜨끈뜨끈 아랫목에 지지고 들앉아있으면 세상 좋더라~
이른 아침에 장작 그득 처넣어 땐다. 하루에 한 번만 때도 뜨끈하다.

땔나무는 넉넉하다. 여기저기에서 준 것들만 때도 모자르지 않는다. 산골마을에서 아궁이 불 때고 사는 집은 산녀네 뿐이다. 그래서 이웃들이 땔나무가 생기면 울집에 가져다 준다. 고마운 일이다.
해마다 솔갈비를 넉넉하게 긁어다 놔서 불쏘시개도 아끼지 않고 땔 수 있다. 올 겨울에도 몇 푸대 긁어와야지.


먼저 담근 김치들이 인기가 좋아 다 먹어간다.
나무꾼 일터로 간 김치들도 맛이 좋다하네~
김장 전까지 먹을 양으로 했는데 벌써 떨어지면 어짜니…
해서 오늘 부랴부랴 배추 한 구루마 돌산갓 한 구루마 알타리무 한 구루마 뽑아와서 다듬고 씻고 절이고 한바탕 했다.

가을 햇살이 따스해서 하루종일 물 만지는 일을 해도 춥지가 않더라.

알타리무는 잎을 싹 뜯어내버렸다. 잎은 안 먹더라구!!! 그리고 다듬는데 걸리적거리고해서리 이번엔 무만 다듬어 절였다. 칼로 다듬다가 감자칼로 쓱쓱 깍아 다듬었다. 이젠 편하게 하고 싶어 꾀를 낸다.

배추를 또 다섯포기 절였다.
먼저 한 건 다 먹었다… 세상에나~ 누가 다 먹은겨?! 김장 하려면 아직 몇주 더 있어야 하는데 말야…
이제 곧 막둥이도 올텐데 넉넉히 해놔야 한다.
막둥이가 근 몇달째 외국을 돌아댕기고 있는데 아무리 한식당에 가서 먹어도 재료를 사서 한식을 만들어먹어도 제 맛이 안 난단다. 이제 한계란다…
어여 엄마집에 가서 제대로 된 김치를 먹어야 한단다!!!

돌산갓이랑 알타리무랑 배추를 다 절여놓고 들어와 쉬고 있다.
작년 김장양념 냉동해둔걸 몇 봉지 꺼내 해동시키고 있다. 아주 알뜰하게 애용하고 있다.
이게 있으니 김치하는게 겁나질 않는다.
맛없는 대봉시 감 한 바구니는 감또개를 하고 나머지 네 바구니는 갑장총각한테 줬다. 맛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가져가게 했다.
홍시를 먹어보더니 뭐 괜찮다고 그러는구만~
나중에 이런거 줬다고 흉보지 말고 알고 가져가라 했다 ㅎㅎㅎ
갑장총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곶감을 많이 할 모양이더라! 근데 올해 감이 귀하다네~


뜨끈한 아랫목에 손발 넣고 있으니 온몸이 사르르 녹는다. 하루종일 수돗가에서 살았거등…
매일 아침마다 아궁이 앞에 퍼질러 앉아 불을 때면서 불멍한다.
이 시간이 제법 좋다. 겨울은 이런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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