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찬거리로 뭘 할까하고 텃밭을 돌아보다가 이 겨울에 상추가 저리 싱싱하냐 싶어 쪼글치고 앉아 잎을 한 양푼 뜯어왔다.
그 옆골에 자라고 있는 루꼴라도 한 양푼 뜯고해서 살짝 겉절이해서 밥 비벼먹었지!
엄청 맛나더라구…
음… 이 상추들을 살려야겠네~
꼬마비닐하우스 두 동이 있고 비닐하우스용 비닐 자투리가 좀 있어서 갖다놓고 작업 시이작!
하려면 후딱 해야한다. 날이 추워서 해도 금방 지고 바람도 불고 일하기 여엉 그런 날씨다.
이정도면 추워도 견디겠지?
한파에 얼어죽으면 할 수 없공~
속에는 고랑 양쪽에 둥근 철사를 꽂고 비닐을 덮어놨다. 그 위에 꼬마비닐하우스를 씌웠으니 괜찮을겨!
청상추도 한 고랑 있는데 쟈들도 해줄까…
고민이넹~ 온 겨우내 상추만 먹기도 글코~ ㅎㅎ 내일 햇살 좋을 때 해보자~ 너무 춥당!
단풍콩잎을 시험삼아 조금만 양념해봤다.
산녀는 아무리 먹어봐도 그 맛을 모르겠던데 딸아이는 한 입 먹자마자 바로 밥 한그릇 뚝딱! 그리 맛있나?! 좋단다! 바로 이맛이란다~
음… 그럼 남은 것도 마저 양념해야겠군!
아궁이 군불 때며 한참 앉아있었다.
이젠 그런 계절이다.
솔갈비도 넉넉하고 불때는 재미가 있다.
다리가 따시니 앉아있기 참 좋다.
아궁이 부뚜막을 손봐야하는데 그건 또 언제 하노~
겨우내내 소소한 일거리를 찾아서 하다보면 이 겨울도 다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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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
텃밭 비닐하우스 문을 한번 더 비닐로 덮었다.
문짝이 오래되어 아귀가 안 맞아 벌어져 있다. 그 틈으로 들냥이 뿐 아니라 바람도 숭숭~
하우스 비닐용 집게가 아주 유용하다.
사이즈 맞게 잘라서 문 측면 전체를 덮어씌워 고정시켰다.
밑에는 돌을 굴려갖고 와서 올려두고~
들냥이들이 들락거리는데 쟈들은 아무리 좁은 틈만 있기만 하면 들어가더라. 어느정도의 틈은 냅뒀다. 쟈들도 추운 겨울에 얼어죽지는 말아야잖여.
양쪽 문을 다 그렇게 막아두고
텃밭에 아직도 푸르게 자라고 있는 청상추들과 얼가리배추들도 둥근 철사를 이리저리 꽂아 비닐을 푹 씌워줬다.
아주 매서운 한파가 들이닥치면 소용없겠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푸른 잎들을 뜯어먹을 순 있겠더라구.
보기엔 어슬프고 거시기하지만 뭐 할 수 없다.
재주가 메주라~ 이정도도 감지덕지다.
햇살 좋은 낮에는 쪼끔 열어주고 해질녘엔 꼼꼼히 덮어준다.
이 일이 올 겨울 소소하게 매일 해야할 일거리 중 하나 되겠다.
올 겨울이 참 따시긴 하다.
밭에 여직 푸른 잎들이 웬 말이여~
어제 양념해둔 단풍콩잎 반찬을 아이가 거진 다 먹어치워서리~ 또 꺼내왔다. 참 봐도봐도 신기하다~ 3년묵은 콩잎이 이리 멀쩡하다니…
이놈~ 삼색이녀석~
저러고 자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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