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닭집 쪼맨한 거이~ 참…

산골통신 2024. 11. 12. 18:00

쪼맨한 닭집 하나 짓는 것이 참 오래도 간다.
아직도 완성을 제대로 못했다. 잔잔한 일거리가 많다.

철골조 기초 꽂아놓고 그 위에 비닐 씌우고 보온덮개 씌우고 또 비닐 씌우고 차광망 씌우고 철망을 둘러치고 등등…
그걸 붙들어 매고 고정시키고 하는 일들이 참 잔 손이 많이 가더라. 그냥 못으로 때려박으면 될 일이 아니냐 하겠지만 이게 간단한 일이 아니여…

도시친구들 둘이 와서 거들어도 끝이 안 나…
미완성인채로 다들 돌아갔다. 나머지는 산녀 일거리!!!
사부작 사부작 해치워야지!!! 산녀 특기다!

알타리김치 세통 버무려 담고 쪽파김치 버무리고 정구지 무치고 정구지 베어온 김에 콩가루찜도 하고 등등…

도시친구들 찬이 마땅찮아 도토리묵 한솥 쑤어내고 전에 닭 잡아놓은거 두 마리 푹 고아서 찹쌀죽해서 대접했다.
그 닭장 먼지 속에서 기존 닭집 해체하고 그걸 끌고가서 새 닭집에 덮어씌우고 하느라 애들 먹었다.
다들 나이들이 들어가니 일하는게 빠릿빠릿하지가 않더라… 다들 정년퇴직한지 한참 된 연세?! 들이라 ㅎㅎㅎ

닭집 지붕 씌웠다고 완성된거이 아녀~
사방 철망을 촘촘이 빈틈없이 씌우고 바닥에도 깔고 문짝에도 이중으로 씌우고 아주 단디 해야한다.
이리 단디해도 족제비란 놈과 쥐란 놈은 기맥히게 틈을 뚫어내거든…
이번엔 안팍으로 철망을 이중으로 했으니 괜찮을겨!

오늘 하루종일 닭장에서 살았다.
하루해가 짧으니 하루가 금방 간다.
사방 통풍도 잘 되어야 냄새도 안 나고 좋다.
닭집 안에 해가 어찌 들고 그늘이 어찌 드리우는지 살피느라고 몇번을 왔다갔다 했다.
서쪽과 동쪽을 차광망으로 한번 더 덮고 남쪽만 전면을 드러내놨다.
그랬더니 그늘과 햇살이 고루 생기네.
닭들은 그늘과 햇살 둘다 필요로 한다.
특히 겨울엔 햇살이 깊게 잘들어줘야 한다.
그늘 쪽에 짚을 잔뜩 넣어 푹신한 알둥지 두 상자를 갖다 놨다.
햇살 쪽에 물통과 모이통을 두고~
안쪽에 올라가 잘 홰를 두 개 걸쳐놓고
그 밑에 놀이터로 삼으라고 왕겨 세 수레를 퍼날라 부어주었다.
흙과 모래도 몇 푸대 갖다 부어줘야지!
이래놓으면 자알 논다!

이제 남은건 이놈들 붙잡아서 이사를 시켜야 하는데… 해 지기를 기다린다.
깜깜해야 붙잡기가 쉽거든~
한바탕 닭들하고 숨바꼭질 한판 하고 와야겠네…
후레쉬랑 푸대랑 갖고 올라가야지…
#########################
6시가 지나자 어두컴컴…
시작해봅세~
딸아이를 앞세우고 후레쉬 들고 문을 지키게 한 다음 푸대들고 닭사냥을 시작하다!
구석 구석 숨은 놈들 두번에 걸쳐 잡아넣어 이사를 시켰다. 닭들은 나죽겠소 하고 소리를 지르고 도망을 치고 난리난리…
혼자 하긴 엄두 안 나는 일~
아이가 도와주니 한결 수월했다.
속시원하게 닭들 이사시켰네!

물통 넣어줬으니 오늘밤엔 잠 잘 자고 내일 아침 봅세들~
맛난 모이 한바가지 줄게!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차적~  (14) 2024.11.15
이십대와 육십대의 체력차이~  (16) 2024.11.14
슬슬 김장을…  (16) 2024.11.08
드디어 첫 서리가 내리다.  (14) 2024.11.06
아침이슬이 아주 그냥~  (8)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