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드디어 첫 서리가 내리다.

산골통신 2024. 11. 6. 16:57

이른 아침 문을 열어 아랫채 지붕을 보니 하얗게 하얗게…
우와와~ 서리가 내렸다!!! 올해 첫 서리~
그다음 생각이 든 것은 오늘 낮엔 따시겠네!
서리가 하얗게 뒤덮은 날은 따시더라구…
이른 아침엔 손끝이 시릴 정도로 날이 찼다.
목장갑이라도 끼어야 들일을 할 수 있었네.
문득 뒤통수도 시려워서 털모자를 쓰고 나갈까 싶었다.

오늘은 월동채비 본격적으로~
지하수 모터 세 군데 솜이불로 덮어싸고 열선을 감아 그 위에 큰 들통을 덮었다.
보일러 난방수 온도를 좀 올려놨다. 이제 본격 겨울이다.

비닐하우스 양쪽 문에 큰 비닐로 이중가림막을 쳐놓고 들냥이들이 뚫어놓은 구멍들 죄다 찾아서 땜빵용 테이프로 쳐발쳐발 붙여놨다.
들냥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비닐하우스 안에서 겨울을 나고 싶어할테니 구멍이란 구멍은 다 막아야 한다.

누가 가져다 둔 건지 다육이 화분 대여섯개가 있더라. 가져다놨으면 야그를 하던가… 누군지 짐작은 하지만 이해를 못하겠네…
산녀에게 뭘 못줘서 안달인 이웃 하나 있다.

조롱박으로 바가지 만들기 성공했다.
갑자기 딸아이가 관심을 보이더니 슬금슬금 톱질을 하야 푹푹 삶아 긁어내어 말려보더라~
이쁘긴 이뿌다!
덜익은 놈을 따서 몇개는 실패하고 두 개만 성공했다.
아직 따지 않은 하나는 더 익게 냅둬보자~
내년엔 조롱박 더 심고 큰 박도 심어서 큰바가지도 만들어보자구!!!

작아도 단단해서 자르기가 어렵더라.
이 톱보다 그냥 나무 자르는 일반 톱이 더 잘되더라!

세개 잘라서 하나 성공했다. 허연 넘들은 덜 익었으…

긁어내기 힘들어 삶아낸뒤 긁었다.

역쉬나 덜 여문 놈은 저렇게 쭈그렁바가지 됐다! 전에 어느 분이 조언을 해주셨는디… 다 익은 놈으로 해야한다고!!!

딸아이가 겉과 속을 박박 긁어내어 저리 이뿌게 만들어놨다.
근데 이거로 뭐할거니?! 모른단다…
아마도 만드는 재미로 한듯 ㅎㅎ

도시처자들이 이 조롱박 사진을 보더니 여기다 막걸리 부어 마셔야한다고… 나머지 박들은 자기네가 와서 만들테니 자알 보관해두라 하더라~
아 살람들아~ 울 딸래미가 다 잘라 맹글어버렸어~ ㅎㅎ 내년에 기약합세!

끝물고추 조금 땄다.

하루 해가 짧다.
그냥 몇시간 비닐하우스 안에서 노닥거린듯한데 해가 설핏 지려하네…

내일부턴 화분들 몇개씩이라도 비닐하우스 안으로 옮겨놔야겠다.
아침에 부레옥잠 띄운 항아리뚜껑 물이 살얼음이더라!!!
올해 첫 서리에 첫얼음~
서둘러 부레옥잠 띄운 수반을 안으로 들여놨다.
큰연이 심어져 있는 통들은 비닐로 싸놔야하는데 그건 내일하자~ 오늘 벌써 해가 졌네. 춥다. 햇살이 있고 없고가 아주 큰 차이가 난다.

아까 잠깐 고구마줄기 벗기느라 평상에 앉아 일했는데 참 햇살이 따시더라구…
온여름내 저노무 망할 햇살 사람 꾸여죽겠네 어쩌구 하면서 험한 욕했는데 하루아침에 따신 햇살 참 좋네 어쩌구 하고 있으니 참… 아이구 참말로…
뭐 그래도 우째 현실이 그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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