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따다가 그만 따자고 떼를 썼다.
나무꾼은 나무에 달린 감은 모조리 다 딸 작정!!!
날은 잔뜩 흐리고 비라도 올 것 같은 그런 찌뿌둥한 날씨~ 이런날 감따기 안 좋아~ ㅋ
나무꾼이야 나눠줄 곳이 많으니 다다익선이지만 산녀입장에선 우리가 호구냐고오~ ㅎㅎ
기어이 저 정도를 따고 멈췄다. 하지만 실상은 반의 반도 못 땄다.
전부 나무꾼 일터로 가져갈거다~
나머지는 도시장정들이 알아서 조금 따갈거고 산녀 먹을거는 갑장친구랑 마저 따서 반띵하면 된다.
갑장친구는 오늘도 이웃 누구네 감 따주고 일당으로 감 받아갖고 와서 곶감 깍아 매달더라~
매일매일 고정반찬이다. 그래도 오늘은 감자채볶음도 했다 뭐~
어제오늘 일 마이 했으니 저녁밥은 괴기좀 구울꺼나…
어제는 큰밭 하나 작은밭 하나 밭설거지했다.
비닐 걷고 부직포 걷는 일이 큰일거리다.
오늘은 고구마밭 고구마줄기 마지막으로 따고 비닐이랑 부직포 걷고 치웠다. 하나둘 밭이 비어간다.
글라디올라스 구근을 캤다.
구근이 엄청 굵어졌다. 이거 잘 보관했다가 내년에 심어야지. 꽃이 참 이쁘거든~
키가 커서 막 자빠지는데 말목만 키큰놈으로 잘 꽂아 매주면 괜찮다.
삼숙이새끼들인 마당냥이들이 똘망이손주들인 들냥이식구들에게 쫓겨나 구석탱이에서 밥묵는다.
주객이 전도가 되었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뺐다. 하지만 쟈들엄마인 삼숙이가 오기전엔 똘망이가 이 마당 주인이었다고오…
봉덕이가 오는 바람에 똘망이가 놀래서 집나가서 그렇지 사실은 손주 대에 와서 집찾아온건가? 뭐 그리되나?! 뭐 어쨌든~ 돌고돈다!
까망이 노랭이 얼룩뚠뚠이 삼색이
나머지 애들은 가끔 다니러 온다. 들에 가면 만난다.
산녀가 지들을 은근히 챙겨준다는 걸 아는지라 산녀가 마당에 나서면 졸졸졸 따라댕긴다.
들냥이식구들은 이제 아주 마당 한 켠을 차지하고 산다.
하지만 산녀 무서운 걸 알아서 눈치는 기맥히게 본다!
지들이 뱀을 잡으니까 봐주지 안 그러면 국물도 없다는 걸 잘 안다.
또 이른 아침에 딱 한 번 정해진 밥주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외는 보채지 않는다.
그래야 서로 상생하는겨~ 인간들이 밥주는 거에 길들여지면 니들이나 내나 힘들다구!
인간들이 주는거는 허기를 때우는 걸로 족하고 주된 거는 니들이 사냥한 걸로 때워라!!!
밥 줄 때마다 타이른다. 알아듣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