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침나절에 한 일~

산골통신 2024. 9. 23. 09:05

1. 닭집에 들러 모이랑 물이랑 챙겨주기
저놈들 언제 잡아묵어야할낀데~ 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2. 언덕을 내려오면서 고수 씨앗 갈무리해둔 것 가져다가 알타리무밭골 옆에 호미로 쓱쓱 골을 기려서 씨앗 흩뿌려 흙덮기
3. 무밭 꼬라지 홀겨보면서 뿌리가 쑥 자라있는 애들 몇 흙북돋아주기
4. 배추밭에서 잎 열심히 갉아먹고 무더기무더기 똥싸놓고 있는 배추흰나비 애벌레 몇 족치기~
5. 매실액 항아리 열어서 매실 병 네 개 담아두기 나무꾼이 가져간다해서~
6. 호박잎도 잘 먹는다해서 바구니 그득 뜯어담기
하는 김에 우리 먹을 것도 한 줌 뜯기

그리고나서 연장 등등 제 자리에 갖다놓고 손씻고 들어와 평상 그늘에 앉아 이 글을 토도독 치고 있다.

어제 나무꾼이 마당에서 새끼 유혈목이를 봤으나 놓쳐서 그만 예초기로 마당 풀깍기를 한판 했고
산녀는 그놈 발견된 꽃밭 정리를 눈 딱감고 해치웠다.
뱀을 마당에서 아직까지는 못 봤어요! 라고 말한지 하룻만에 발견 ㅠㅠㅠ
이놈 들냥이들 니들 직무유기하는거야?!?!
니들 그러면 또 쫓아내는 수가 있다!!!

수국 세 무더기 목수국 두 무더기 큰꿩의비름 왕창 숙근로벨리아 두 무더기 등등 삽으로 캐서 영차영차 질질 끌어서 주목나무 근처로 옮겨 묻었다.
니들은 여그서 살아라~
그리고나서 어수선했던 곳을 싹 긁어내고 빈땅으로 만들었다.
마당이 좀 넓어졌다고 다들 좋아하네…

앞으로 집건물 근처엔 뭐 심지 말아야지!!!
그리고나서 횟가루 두 자루랑 나프탈렌 한 바가지를 집 둘레 마당 울타리 빙빙 둘러가며 흩뿌렸다.
이를테면 영역 결계를 친 거이지!!!
여그는 산녀네 영역이야! 딴데 가서 놀아~
봉숭아하고 공작초를 뱀이 싫어한다고라?! 이 꽃밭에 무더기로 있었는데?! 쳇~

이제 더위가 가시고 비도 그치고 했으니 뱀들이 제 세상을 만났을거다.
지금부터 동면에 들어가는 11월말? 그정도까지는 얘들 기세가 사나우니 항시 조심해야한다.
나무꾼이 어제 상당 풀 치다가 독사놈 한 마리 놓쳤다고 그러더라. 항시 긴 장화를 신고 다녀야겠다고!!!
산녀는 산골에 들어온 해부터 집밖에선 무조건 장화를 신는다…
이건 철칙이다!!!
애들이고 손님들이고 가리지않고 무조건 문 잘 닫으라고 잔소리를 하고(도시 손님들 특히 문 안 닫고 댕기더라!!!)
“쥐 들어가~ 문닫아! 뱀 들어가~ 문 얼렁 닫아! ” 고함을 치면 혼비백산하더라~
그러면서도 또 다음에 오면 안 닫고 댕겨!!! 확 그냥~
파리 모기 벌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이제야 가을이다.
선선하다못해 써늘하다.
이럴때 노인네들 체온조절 못해서 훅 간다.
환절기 감기 조심해야한다.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
문 앞에 긴팔 셔츠를 하나 꺼내두었다. 이른 아침 식전에 문을 열고 나서면 온몸이 움추려들더라고…

봄부터 삽목해서 키운 소국 화분 열댓개를 마당 한켠에 두었다.
이제 국화철이지~ 얘들 감상 실컷 하고 비닐하우스 안으로 가져다 놔야지.
확실히 국화는 화분에서 이쁘게 자란다. 노지에선 이리저리 자빠지고 흐트러지고 여엉 꼴 사납더라고… 꽃도 부지런해야 이쁘게 키울 수 있다.
산녀같은 얼치기는 대충대강 하고만다.

비닐하우스에선 한 몇년 농사 안 짓기로 했다.
이를테면 휴경… 연작피해가 유독 심해서.
대신 추위를 타는 꽃화분들 월동시키는 곳으로 쓰고 블루베리를 심은 디따 큰 화분 네 개를 갖다놨다.

너 거기서 뭐하냐? 산녀 감시하냐?!

아침 햇살이 마당으로 퍼져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침 일 끝내고 밥하러 들어가야지.
호박잎 찌고 된장국 끓여서 묵을꺼나…

요즘 날씨같으면 하루종일이라도 밖에서 놀 수 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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