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제비 다시 오다!

산골통신 2024. 6. 26. 12:30

이 제비들이 그때 떠난 그 제비들인지 그건 모른다.
하지만 제비 한 쌍이 하루 이틀 집마당을 맴돌더니 허물어진 제비집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닭집을 가다 무심히 처마밑 빈 제비집을 올려다 봤다. 습관이지 뭐… 안타깝고 아쉬운 맘에~

어? 제비집 한켠 몽글몽글하니 흙색깔이 다른 부분이 눈에 띄어!!!
얼레? 분명 제비가 진흙을 물어와서 얹어놓은 그 모양새야! 아이쿠~ 니들 집수리하니?!
그랴그랴 어여와!!! 잘왔다~
니들이 갸들인지 그건 모르지만 하여튼!!!

언제였나…
들냥이들이 그 높은 처마밑 제비집으로 뛰어올라 제비집을 허물어뜨려 둥지가 엉망이 되었었나?!
얼마만에 온 제비들인데 ㅠㅠㅠ
그 무참한 상황에 제비부부는 산녀 머리 위를 맴돌며 그날 그 다음날 연이틀 뭐라뭐라 짖으며 날아다니더니 사라졌었다.

들냥이가 어찌 그 높은 처마밑을 뛰어오를 수 있었나?
고양이짓이 아니라 제비집이 비어있은지 워낙 오래되어 허물어진 거 아니었을까?
현장을 보질 못했으니 알 수가 없는 노릇…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처마밑 어전스러운 것들 다 치우고 물청소까지 해놨었지…

그리고 그제 월요일~ 아침 집수리하는 제비 한 쌍!!!
사흘 공사만에 번듯하고 그 전보다 깊숙한 둥지를 만들어놨다.
확실히 제비들은 사람을 좋아한다. 산녀가 오가면 머리 위를 휙휙 날아다니며 자기들의 존재를 알린다.

제비집 전후 모습~

(제비집 밑 시멘트 바른 흔적은 생전 엄니의 작품이다. 20여년 전 미끄러운 벽돌 위에 제비가 물고온 진흙덩이를 붙이기 힘들어하는 걸 보고 시멘트 반죽 한줌 가져다 덕지덕지 처발라놓으셨더랬지…
그뒤 무사히 이 집의 첫 제비집을 지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가 있는 제비집이다.)

근데 니들 이제 알 까서 새끼 키워 강남 가려면 서둘러야겠다.
여름이 기니까 가능하려나…
다시금 제비집 올려다보는 재미가 생겼네~
이번엔 절대 사고 안 나게 단속해야겠다.

꽃향기 맡던?! 봉덕이~
척 드러누워 썬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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