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뭐든 갈아보자~

산골통신 2024. 6. 14. 12:10

날이 연일 뜨거우니 이른 아침 식전하고 해거름말고는 밖에 나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자귀나무꽃이 열심히 피고 있다. 그제보다 어제가 어제보다 오늘이 많이 피어났네.
다 피면 장관일거라~

후끈후끈 더워서 그늘에서 일을 조금씩 하고 있다.
뽑아놓은채 팽개쳐둔 쪽파종근들을 이제사 손봐서 망에 담아 걸었다.
참 게을러빠진 농사꾼이로세…

뿌리에 뭉쳐 붙어있는 흙덩어리를 탈탈 털어내서 씨알만 골라 넣었다.
올해는 양껏 뽑아먹고 또 씨앗으로 쓸 종근도 넉넉히 수확했으니 성공이다. 다섯망태기 나왔다.
한 9월즈음 쪽파를 심을 거라서 밭만 대충 빈자리로 남겨두고 있다.
그새 풀이 신나게 점령할거라 미연에 방지코자 깜장 제초매트를 좌라락 깔아덮어놨다. 제초매트가 많이 들어가는 한이 있어도 안 쓸때는 걷어뒀다가 해마다 재활용할 수 있으니까 넉넉히 사두고 요긴하게 쓰고 있다.
손모가지랑 허리 엉치 작살나는 호미질 안 하려면 또 제초제 안 쓰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고 최고다!

감자대궁들이 일제히 드러누웠다. 하지무렵에 과연 감자를 캘 수 있으려나~
하지에 캔다고 해서 하지감자라는데…
저짝 아랫녘에선 고구마를 감자라 하고 감자를 하지감자라 하더라.
하지만 우린 남들보다 3주 늦게 심었으니 알 굵어지는거 보고 캐야겠지?
3주 먼저 심은 이웃집 감자밭하고 우리 밭하고 열심히 비교관찰하고 있다.
감자 캐면 해먹을 것들을 많이 생각해놨다.

감자 캐고나서 그 밭에 이모작으로 김장무배추를 갈을 예정인데 약 두달 정도의 비는 동안에 풀들이 열나게 쳐들어 올긴데… 특히 또 장마철도 끼어있고…

답은 제초매트밖에 없으려나…
아니면 감자캔 즉시 관리기로 갈아엎고 풀이 어느 정도 자라면 갈아엎고~ 심을 적에 갈아엎고?! 하이고~
걍 제초메트 깔아버리고 잊어버릴란다!!!
까이꺼 100평도 안되는데 싹 덮어버리자~
제초매트 만세다!

제초매트 색깔이 여엉 거무티티해서 거시기하니 다른 색깔은 없으려나?! 아무래도 검정색이 최선인가?! 보온덮개나 차광망은 땅에 들러붙고 한철지나면 삭고 등등 효율면에서 안 좋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잊자!

식전에 잽싸게 후다닥 아침 일거리를 해치운 다음 그새 내리쬐기 시작하는 태양을 피해 쫓겨들어왔다.

오늘은 어제 뜯어둔 바질 한 소쿠리를 해결해야한다.
올리브유 간마늘 아몬드 파마산치즈 소금~
간단하게 이것만 넣고 득득 갈아냈다.
잘 안 갈려서 거기에 신경쓰느라 중간 과정 사진을 못 찍었다.
올리브유를 맨 밑에 미리 넣고 가니까 좀 잘 되더라.

병에 담아 바로 먹을건 냉장실에 나중 두고 먹을건 냉동실에 넣었다.
자주 먹을 건 아니니까  많이 안 만들어놔도 되더라. 바질 여섯 포기만 심었다. 이번에 뜯고 또 올라오면 뜯고 한 세 번 정도 만들어두면 넉넉하지 싶다.

바질페스토는 주로 파스타를 만들때 넣는다.
생선요리나 고기 굽거나 조릴때 바질가루를 뿌리기도 하고 바질잎을 위에 얹어 먹기도 한다.
샐러드에 같이 넣어 먹기도 하고 피자 위에 얹어 굽기도 하고 아주 용도가 많다.
하지만 그 향이 독특해서 호불호가 있긴 하더라~ 주로 산녀가 좋아해서 산녀 전용이다!
파스타면을 생긴 모양대로 종류별로 사서 섞어두고 쓴다.

깻잎페스토도 만들어둘거다. 어디서 봤는데 쌈장이랑 같이 고기 쌈싸먹으면 주긴다네~
안그래도 잎들깨용으로 심은 애들이 꽃대가 올라와서 뽑아버리고 열매들깻모를 심을 예정이었던지라 여엉 아깝던차였거든!

사람은 역쉬 적응의 동물인지라 노니까 잘 놀게된다.
봉덕이랑 같은 포즈로 널브러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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