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공사를 시작하다.

산골통신 2024. 5. 3. 10:38

일단 봉덕이부터 격리시키고~
찬찬히 설명을 한 다음 마당 저짝 나무에 묶어놨다.  한 며칠만 견뎌라!
잔뜩 불만스러운 표정이긴 하지만 제딴엔 이해를 했는지 가만 있더라.
우짤겨!!!

굴뚝 쪽 모퉁이 벽이 저모냥이 됐다.
저러니 지네가 들끓지…
바깥 벽만 그런 줄 알고 안쪽은 살펴보지 않았는데 안일했다.
집 앞 길에 옛 도랑이 있었는데 그걸 마을 전체 도로 포장을 할 때 하수 파이프를 묻어 물길을 뺐다고 알고 있다.
아마도 내 짐작에 그 도랑의 물길이 새어나와 집 벽을 침범한 듯 싶다.

일단 오늘 아침 7시부터 일꾼들이 와서 방바닥을 다 깨고 있다. 바닥 걷어내고 구들장 걷어내고 등등 일이 많다.
파보니 저 부분만 그렇다고… 한시름 놓겠네.


공사하는 김에 창고로 쓰고 있던 곳에 바깥 화장실 하나 실내 화장실 하나 만들기로 했다. 냉온수 파이프랑 오폐수 하수구가 다 들어와 있으니 양변기와 세면대만 갖다 설치하면 된다.
겨울 동파가 걱정이어서 그동안 안 했었는데 설비사장님이 신박한 아이디어를!!!

화장실 타일 바닥 밑에 보일러선을 깔면 된단다!!!
어차피 구들을 걷어내고 보일러선만 살려놓기로 했으니 그 보일러선을 화장실까지 연결하는건 일도 아니지!!!

우리 아랫채는 첨부터 보일러선과 구들방 이중 난방 구조라 이번에 문제가 생긴 방 하나를 구들만 없애기로 했다.
그래서 아랫채도 화장실이 생기고~
바깥 화장실도 하나 생기게 됐다! 좋은 일이다!!!
그동안엔 웃채 화장실을 쓰느라고 왔다리 갔다리 불편했었거든~
시골 살면 바깥 욕실 화장실은 필수다!
일하다 흙투성이 옷차림으로 집안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그냥 씻지 않고 들락거리면 집이 지저분해진다!
그리고 신발 벗고 신고 아이구 구찮아라~
장화나 작업화를 신고 일하다가 흙묻은 채로 어딜 들락거려~ 남자들은 그게 구찮아서 자연으로 달려가지만 여자들은 우째!!!

그동안 알면서도 설치못했던 것을 이번에 깔끔하게 해결하게 됐다.
욕실 화장실 바닥에 보일러선을 깐다니~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그러면 겨울에 씻을때 춥지않고 수도 동파도 안 되고~ 와우!!!

어제부터 책이랑 이불이랑 가구랑 등등 짐싸서 이짝 방으로 옮겨놓고 화장실로 만들 창고 짐 다 꺼내 정리하고~ 일이 많다.

뭔노무 살림살이가 이리 많노?!
나무꾼은 지금 고물상에 가져갈 쇠붙이들이랑 깡통이랑 따로 모으고 있다.
녹슨 도끼날이 몇개 나오네~ 이거 값좀 나가겠다!
뭐 이런걸 다 모아놨누?!

황토방 지을때 쓰고 남은 것들도 남아있고~
해서 이번 공사에 활용할 수 있는건 다 쓰라고 했다.

날이 좋아서 다행인데 월욜부터 비소식이 있으니 걱정이다. 그 전에 끝나려나…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속되는 공사 2  (16) 2024.05.13
계속되는 공사~  (18) 2024.05.10
몽땅 묶어야만~  (10) 2024.05.02
선택과 집중~  (14) 2024.05.01
미나리 농사?!  (16) 202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