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21세기 나무꾼~

산골통신 2024. 1. 21. 18:52

울집에 현대판 나무꾼이 생겼다.
가히 21세기의 신문물이로다…

이제 땔나무하고 자르고 장작패고 어쩌고는 일도 아니게 되었네라…

산녀가 온겨우내 작은 미니톱갖고 땔나무 썰어대가며 때는 걸 한 도시장정이 그예 보다못해 금일봉을 하사하야!!!
그래 전격적으로 유압도끼를 주문해버렸다!
맘 바뀌면 안되걸랑~ 게눈감추듯 일 저질러야 혀!!!

오늘 그 많은 아름드리 통나무들 다 쪼갰다.
지난번 산 전기톱으로 자르고 유압도끼로 쪼개고!
이건 뭐… 사람은 단지 살짝 거들고 구경할 뿐~ 일은 다 이 분께서 다 하시네!!!
이름하야 <이도끼님> 이라 극존칭을 쓰기로 했다!
척척 쪼개고 척척 쌓여지는 장작단을 보니 이런 날도 기어이 오는구나 감개무량이로다…
나무꾼 왈~
“내가 아니라 얘가 나무꾼이네! 이제 기가 막힌 머슴 하나 들였구만!”
감탄연발~ 신문물영접이여!


우리 <이도끼님>께서 오늘 잠깐 한나절 일하신 양을 보아하니 한달내내 땔 수 있는 장작이어라~ 와우!

단독주택은 난방비가 기맥혀 겨울나기가 참 힘겹다. 기름값도 장난아니게 올랐고 심야전기요금도 싼거는 옛말이라…
이젠 연탄값도 무시못한다는디~
이 산골짝 집집마다 때는 방식을 살펴보면 태양광 안 한 집은 드물고~
연탄아궁이에 기름보일러에 심야전기보일러에 벽난로에 온갖 난방법을 다 동원해서 겨울을 나고 있다.
그래도 그게 아까워 다들 노인정에 나가 한나절 보내고 들어온다.
태양광을 설치해서 아예 전기장판하고 열풍기로만 사는 집도 몇 있다.

우리도 재작년 전기요금과 난방비 고지서를 보고 기함을 해서 그뒤부터 겨울엔 아궁이방에 불때서 거처하는데
재작년 작년 요금을 비교해보니 딱 반으로 줄어들더라!!! 와우~ 50프로가 줄어들었어!
춥지않게 뜨끈뜨끈 지내는데도!!!

그리하야 그뒤부터 산녀의 땔나무에 대한 집착이 미친듯이 심해진 거라!!!
그 비교치를 보고 급기야 무늬만나무꾼도 전기톱 사들고 매주 산으로 나무하러 가더라니께~
그전엔 그리 나무하는 것에 신경 안 썼거든~
까이꺼 난방비 올라봤자 거기서 거기여~ 뭐 이러고 말았는데! 딱 반으로 줄어든 고지서를 보고선 입이 딱 벌어진거지!

어쨌거나 이젠 겨울이 무섭지 않다!
전기톱과 유압도끼만 있으면 천하무적이다!

작년 폭우에 쓰러진 나무들 실어갖고 왔다.
이것만 해도 한참 땐다.

아주 이뻐죽겠네!

요새 누가 장작 패냐고~
어깨 허리 다 나간다구~
젊은 삭신이면 모를까 우리같이 인생 2막들은 안된다고라…

나무꾼 일터로 반찬 몇 가지 해보냈다.
배추겉절이 배추나물 고추부각 미역줄기볶음 두부부침 어묵볶음 멸치볶음 두유 한통 요거트 한통
무시레기삶은거 목이버섯볶음 구운달걀 쌈배추 네포기 매실액기스 두병 쌀방아 찧어서 30키로 등등
한동안 먹겠지~
겨울이라 뭐 마땅한 반찬거리가 없어서 고민이다.
봄이 되어야 나물들이 좀 나오지.

또 추위가 온단다. 대한추위 이름값을 하겠구나…
한 일주일 정도 추울 모양인데 이제 땔나무 걱정없으니 구들장 지고 들앉아도 되겠다.
또 비가 뿌리듯이 내려서 애써 패놓은 장작단 비에 젖을까 천막으로 덮어놓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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