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가득찬 땔나무~

산골통신 2024. 1. 13. 18:01

나무꾼이 마저 땔나무를 썰어줬다.
유압도끼가 있으면 장작을 마치맞게 때기좋게 쪼개서 쌓아둘 수 있겠지마는 이것만 해도 배부르다!!!
딸나무칸이 그득 차서 더이상 넣을 곳이 없다.

이웃집 구옥 뜯은 거라 드뎌 그집 대들보가 나왔다.
상량문이네! 모년모월모일모시에 상량하다.
뭐 그런 글귀다.

엔진톱이 또 고장나서 새로 산 디월트 전기톱으로 썰었다.
일은 연장이 하는 거라구!!! 아주 좋네~

나뭇단 쌓아둔 바닥이 드러나 정리를 하던 중 발견한 굼뱅이~ 엄청 크네!
사슴벌레 애벌레인가? 조심조심 집어서 안쪽으로 넣어줬는데 괜찮을라나 모르겠네.
오래된 왕겨더미 속에서도 엄청 발견되고 썩은 나뭇단 밑에선 어김없이 있더라.

몇년전에 한바가지 잡은 적도 있었어. 도시 지인이 약으로 먹겠다고 했었지.

요놈도 삼숙이 새끼 중 하나인데 오랜만에 나타났네. 가끔 와서 밥먹고 간다. 유리문 안에 있는 산녀 첨 보나… 다들 처음 한 번은 저리 쳐다보네…

요새 달걀을 다섯개씩 낳는다. 14마리가 사흘들이로 한알씩 낳는듯하다. 날씨가 다시 푹해지니 잘 낳기 시작하네!
저 중에 가짜 알 하나 들어있다!!!
엄한 곳에 알 낳지 말고 알둥지에만 알 낳으라고 하나씩 넣어둔 거다.
얘들은 골프공 탁구공을 넣어줘도 지들 알이랑 구분 못하더라… 그래서 닭대가리라 하는지도…

수탉 네 마리를 따로 격리시켜놨는데 지들끼리 싸웠는지 한 마리가 쭈구리가 되어 산다.
누구랑 싸웠나? 하고 보니 남은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벼슬이 쪼여 피투성이인 애가 있더라.
니놈이구나!
여긴 암탉도 없는데 니들끼리 싸워서 우짤라고?! 소용없다.
조만간 니들 다 잡아묵을거니 그리 알아라…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둔 배추를 두 포기 잘라다 샤브샤브 해묵었다.
그냥 육수에 버섯이랑 배추랑 두부랑만 넣어도 맛나다!

두유는 요새 매일 만든다. 나무꾼이 아주 끼고 산다.
밥먹기 어중간할때 두유 한 잔~
아침 입맛 없을때 한 잔~
일터에 갈 때도 한통 그득 만들어갖고 간다.
그 바람에 산녀도 덩달아 얻어먹는다.
우리집 두유제조기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두유를 만들어놔야 한다. 바쁘다!

구운계란을 압력밥솥에 한 열개 만들어두고 요거트도 큰 우유팩 그득 두개 만들어두니 뭐 먹을까? 를 걱정 안 해도 된다.

사골 국물을 곰솥 하나 만들어뒀으니 국물없으면 밥 안 먹는 나무꾼 걱정 안해도 되고~
요즘은 밥상 차리기 아주 편하다!

다음달에 촌캉스라나…
뭐 그런걸 하고 싶어하는 도시 애기들이 온단다.
이젠 장작도 많고 불쌀개로 쓸 솔갈비도 많으니 걱정없다.
군고구마 해먹을 해남황토고구마도 구해놨다. 우리밭에서 캔 고구마는 무보다도 맛이 없어서리…
와서 아궁이에 불을 때던 산에 가서 나무를 해오던 맘대로 하려무나~

산골에 있는 집이라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온 사람은 없으니 울집이 나름 좋은가벼!
하도 손님들이 문턱이 닳도록 와서 급기야 삽작거리를 닫아걸긴 했지만
이번 애기손님들은 봐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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