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일을 할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시기적으로 때를 맞춰 해야할 일들이기에 마춤한 때를 기다리는 일들 뿐이라서...
이른 아침 닭집에 올라갔다가 여전히 고집스레 둥지 속에서 안 나오는 암탉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결국엔 마음을 바꿨다.
저리 알을 품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데 어찌 말릴 수가 있나 말이지... 이번에도 두손 든다.
알면서도 안된다고 꽁지들어 내쫒는 건 한 사나흘 방해를 하면 못 견디고 포기하는 암탉이 있어서 그렇다.
그러길 바라며 내쫓는데 기어이 악착스레 버티는 놈은 결국 알을 품게 해줘야한다.
이번 암탉들은 참 유난하네...
알 열두개가 있길래 그걸 들고 닭집에 가서 넣어줬다.
반은 냉장고에 있던 거라 어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알이 뒤섞이는 바람에 어떤 알들이 실온에 있던 거였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넣어줘봤다.
21일 후면 될지 안될지 알 수 있겠지!
그 바람에 병아리육아실이 하나 더 필요해져서 급조를 해야했다.
다른 닭들이랑 같이 있으면 엄한 암탉들이 둥지에 들어와 알을 낳으니 구분을 할 수가 없고 또 병아리가 까나와도 다른 닭들 틈바구니에서 살아가기가 참 힘들거든...
그래서 맨앞에 하나 맨 안쪽에 하나 병아리 육아실칸을 만들어두고 그 안에서 알을 품어 키우게 하고 있다.
기존에 먼저 깐 병아리들 7마리가 맨앞 입구쪽 육아실에서 살고 있고 다음주 정도에 까나올 알들이 맨안쪽 육아실에 있는데
그렇게되면 이번에 새로 품는 엄마닭이 갈데가 없는겨!
뭐 같이 한공간에서 품고 살게하면 되지않냐 그러는데 그게 참!!!
먼저 깐 엄마닭이 나중 깐 엄마닭하고 살벌하게 싸운다구!!!
병아리도 막 뺏어가고 쪼아대고 세상 그런 난리버거지도 없으...
그래서 분리를 해서 독방을 줘야혀~ 참 기맥히!
자아 그래서 또 하나의 독방이 필요해서 큰 육아실을 반으로 나누는 일을 오늘 했다.
그물을 위에 치고 밑에는 철망을 둘러쳐서 칸을 반으로 나눴다.
물그릇 밥그릇을 새로 챙겨다 채워두고
알둥지 놓을 자리를 높게 만들어주고
뭐 그러느라고 한나절 닭집 안에서 살았다.
닭들은 뭔 재미난 일이 있나 하고 우르르 우르르~ 산녀가 이리가면 저리 가고 저리 가면 이리 오고~
산녀 있던 자리에 뭐가 있나 하고 궁금해 못사는가보더라~
산녀가 잠깐 자리를 비우면 우르르 모여와서 사방 파제까며 막 조사를 해제낀다.
그래 먼지가 풀석풀석~ 나중에 홀라당 옷 벗어 빨아야했다.
아침에 새로 입은 옷인디!!!
철망 칸막이를 하고 브로크와 벽돌로 바닥에 고정시키고 결속선으로 묶었다.
이제 이런 일은 예사로 한다.
여기저기 뒀던 재료들을 재활용해서 하는지라 뽀다구는 안난다. 그냥 현실적으로 실용적으로 쓸 수만 있으면 되는거지 뭐~
계획에 없던 일을 한나절 한 뒤에 지쳐서 그냥 들어왔다.
어제 해거름에 텃밭 비닐하우스 안 고춧대 두 고랑 치우고 설거지해놨다.
이 자리에 크고작은 화분들 60개가 들어올거다.
실내로 들여야할 화분들은 엄니집 마루로 들어가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월동해도 되는 화분들만 옮길거다.
그러면 일손이 있을때 해야하는데 언제나 일손이 생기려나...
고춧대 두 구루마 그득 처싣고 거름터미 옆으로 실어다 부려놨다. 겨우내 삭으면 다 거름으로 들어갈거다.
예전엔 다 아궁이에 처넣어 땠는데 이젠 처치곤란이다...
잔가지분쇄기에 넣어 분쇄를 하면 좋은데 고장이 나서 못쓴다.
누가 좀 고쳐주면 좋은데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지네~
농사 부산물들 처리가 좀 난감하다. 며칠전에 냇가 건너 산마을에서 그런 걸 불질러 때다가 불이 나서 불자동차 앵앵거리며 올라가는 걸 봤다.
이젠 들에서 불태우는거 불법이다!
뭐 그래도 몰래몰래 하더라마는~ 주로 공무원 퇴근한 뒤나 휴일 그리고 비 조금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연기가 여기저기 피어오른다.
늘 일은 소소하게 많으나 그때그때 눈길가는 일부터 먼저 하게된다.
오늘이 그러했다.
이따 저녁에 알둥지채 들어 새집으로 옮겨줘야지.
해가 있을때 욺기면 저노무 암탉 난리버거지를 피우거든~
어두워져서 옮기면 쫄아서 가만 있걸랑!
마지막으로 딴 단감 두 개 간식으로 얌냠 먹어치우고~
똘망이랑 아기냥이 세마리 맛난 캔 하나 까주고~
쉬고 있다.
이따 해거름에는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먼저 맘이 가고 눈길 가는 일이 당첨되는 거지 뭐~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해가 허벌나게 빠르다~ (8) | 2022.10.27 |
---|---|
힘쓰는 일~ (22) | 2022.10.26 |
최대 난코스 해결~ (10) | 2022.10.24 |
들깨털기 (22) | 2022.10.21 |
하루에 일 다 못햐~ (10) | 2022.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