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늘 하는 일과대로 마당 한 바퀴 텃밭 한 바퀴 닭집으로 올라가면서 둘레둘레 밭 살펴보고...
닭모이 주고 밤새 별탈 없었는지 닭마리 수 세어보고...
둥지에서 알품는 암탉 모이 따로 주고...
그러다 먼데 이웃들 들깨 배는 모습을 발견...
아하! 시작하는구나!
아직 푸른 들깨는 냅두고 누렇게 낙엽진 들깨들만 미리 베어 눕히는구나...
옳다 됐다! 오늘 할 일 당첨!
산녀는 아직도 얼치기 농사꾼이라 때를 잘 못 맞춘다!
그래서 산골 이웃들 하는거 열심히 컨닝씩이나 해가면서 일을 한다.
이 산골 이웃들은 타지역에 비해 일하는 속도가 유난히 빠르고 부지런해서 그분들 일하면 이어서 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것!!! 이 산골 아지매들은 선수 중의 선수들이고 아주 프로여!!!
그건 참으로 행운이여~
들깨밭에 가보니 가생이만 누렇게 여물어있고 가운데는 퍼렇다...
그래 낫으로 살살 여문 애들만 베어눕혀놨다. 매일매일 봐가면서 조금씩 하면 되겠네~
연못으로 가서 먹이를 넉넉히 뿌려주니 잘 먹는다. 이젠 쟈들이 산녀 발소리를 알아채는듯하다.
아이고 세상에나~
언제 새끼를 쳤는지 아기붕어인지 잉어인지 수십마리가 우르르... 와!!! 아주 바글바글일세!!!
부레옥잠을 은신처 삼아 거기서만 놀더라~
내 할 일만 없다면 여그 앉아 하루죙일 쟈들 노는거 보고 멍때리고 앉아있어도 되겠다...
콩밭으로 가보니 이제 단풍콩잎을 따도 되지싶은데 이번 주말에 일손들이 온단다. 단풍콩잎을 아주 좋아라 해서 벼르고 있는 일손이다 ㅎㅎ
다 따서 담그겠다네~ 그러슈~ 했네~
저 너머 고구마밭에는 멧돼지가 그뒤로 안 왔는지 그 부분말고는 그럭저럭 덤불이 무성하다. 밑에 알이 들었으려나...
이번 주말에 한번 캐보지 뭐~
이번 주말에 할 일이 많구나~ 토란도 캐야하고 고구마도 캐야하고 단풍콩잎도 따야하고 들깨도 베어야하고~
꼬마텃밭에 뿌린 열무가 이번 비에 잘 자랐더라. 한 양푼 솎아내어 겉저리해서 아침밥 묵었다.
어제 시험삼아 무쳐본 노각오이무침이랑 먹으니 이거 밥도둑일세~
노각오이를 마저 따갖고 왔다. 반 구루마 되더라~
이제 노각오이 먹는법을 알았으니 좋다!
기존 노각오이를 꺼내고 새로 손질한 노각오이를 차곡차곡 넣고 소금설탕 더 보충해 뿌리고
그 위에 꺼낸 노각오이를 넣어 덮었다!
식전에는 골짝에 안개가 끼고 해올라오면 퍼져 하늘로 올라간다.
한낮엔 말간 하늘이 나와서 가을하늘다워진다.
하루종일 일을 해도 좋을 그런 아까운 날씨지만~ 너무 무리하긴 싫더라~
그래서 오늘은 여기서 큰 일들은 끝내고 나머지는 오후 해거름에 소소하게 일 찾아 하기로...
이젠 몸 사려가며 해야지~
똘망이를 만나면 뭐라하지 않아도 쫄래쫄래 따라온다.
이놈은 으레 맛난거 줄줄 안다. 만약 산녀가 일한다고 안 주면 한참을 웅얼거리고 수다를 떨다가 제갈길 간다.
이놈들은 똘망이 덕에 얻어먹는데~
아무리 아웅거리며 먹으려고 덤벼도 똘망이 우선적으로 준다!
이놈들아~ 장유유서여~ 니들이 누구덕에 먹는데! 기둘렷!
늘 먼저 독상 차려준다!
똘망이가 먹고 남기면 아기냥이들이 먹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