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이걸 언제 다 다듬냐...

산골통신 2022. 9. 18. 20:12

노랗고 흰애들은 잉어고 빨강이는 붕어다.
도시에서 살다가 이 골짝으로 귀양온~
그냥 풀어놓고 알아서 살아라~ 할 수가 없어서 잉어사료를 사다가 일주일에 한번 정도 뿌려주는데~
그건 나무꾼 전담이라 산녀는 관심이 없었거등~

헌데 요새 장기출타를 한 나무꾼~ 잉어 먹이 좀 주라고...
갸들 야생에서 못 산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산녀는 어쩌다 생각나면 올라가서 주고 평소엔 까묵고 산다.
먹이 안 줘도 잘만 사는구만~
그새 새끼까지 쳤는지 손가락만한 아기물고기들도 폴짝폴짝 뛰어오르던데?! 빨간애들인거 봐서는 붕어들인듯한데... 붕어들은 2세에는 색깔이 유전 안 되는걸로 아는디... 모르겠네...

발자욱 소리를 지들도 느꼈는지 먹이를 안 뿌려줬는데도 막 모여든다. 훌훌 뿌려주고 노는거 구경하다 내려왔다.
뭔가를 챙겨야하는건 좀 신경이 쓰이네...

연못 한바퀴 돌고 내려오다가
고구마 밭에서 뭔가 후다닥! 튀는 소리~
송아지만한 고라니 한 마리~ 산녀 기척 듣고 놀래서 저 멀리 산 쪽으로 달아난다.
아주 울타리 치나마나 그 안에 들앉아 사는구만?!
아주 잘 하고 있어들~
뭐 찍을 새도 없이 달아나 멍하니 바라보고 섰었다네~

오늘도 노을은 멋지고!
저노무 전깃줄만 어찌 안되나...

요새 한창 쪽파가 연할 무렵이라 시기를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 마구 솎아먹고 있다.
지난번에 무친건 아이들이 다 싸갖고 가서 또 해야 내 먹을 것이 생기지!

저 가느다란 쪽파를 하나하나 다듬자니 이거 인격수양 제대로다.
그래도 우쨔~ 내 안 하면 뉘 해주나...
내 뱃속에 들어갈건 내가 해야지...

후딱 씻어건져 버무려놨다.

무랑 배추도 솎아서 겉절이 하면 참 좋은데 망할 고라니께서 많이 해잡수셔서 김장거리도 안되게 생겼으야...
벌레는 매일 아침 잡아낸 보람이 있는듯하다.

닭집에선 봄에 까나온 병아리들이 커서 알을 낳기 시작했다.
하루에 많으면 여섯개 적어도 두개씩은 낳더라...
한참 들쑥날쑥 자잘한 초란을 낳아제끼더니 이젠 정상적으로 굵은 알을 낳고있다.

암탉 한 마리가 9월초에 알 열개 품고 들앉았었는데 그러면 다음주에 병아리 까나오겠군~
몇 마리나 부화하려나...
지난번 깐 애들은 다 키워갖고 모조리 언넘이 잡아잡수셔서리~
이번엔 집단속 잘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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