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느닷없는 밭설거지

산골통신 2022. 8. 18. 22:59


집 가까이 있는 작은 텃밭들~
밭마다 각각 100평이 안되는 작은 밭들이다.
그곳에 소량다품종으로 이것저것 있는대로 되는대로 심어먹고 있다.

오늘 그 중 두 군데를 싹 정리했네.
비가 안 오더라구우~ 세상에나 이게 웬일이냐 싶어 아침부터 일을 했지.
오전에 김장밭에 뿌릴 거름을 싣고오고 오후에 밭정리하고~

집옆 텃밭에 심은 토마토도 싹 뽑고 정리했다. 먹을만한 애들은 따고 나머지 장래없는 애들은 버리고...

그대로 뽑아서 한켠에 무져놨다.

헛고랑 풀들이 장난 아니지만 저정도야 뭐... 이젠 겁 안나~

저 폐비닐을 걷어내고 거름을 깔고 관리기로 로타리를 칠거다.
밭이 작아보여도 전체는 제법 큰 밭이다.

거름터미에서 거름을 푸대에 34푸대 담아서 싣고 왔다.
오늘 나무꾼 삽질 억수로 마이 했다.
트렉터가 있으면 그대로 운반차에 퍼담기만 하면 쉬운데 얼마 안되는 농사에 트랙터를 사기가 참 난감하야...
생업으로 농사짓는거면 사겠는데 우린 자급자족이 목표인지라...
사기로 맘 먹었다가 도로 포기했다나...
그리고 우리가 원했던 소형 트렉터를 구하기 힘들기도 했고...

해거름에 밭 두 군데와 텃밭비닐하우스 안을 정리했다.
벨건 베고 뽑을 건 뽑고 오이덤불 걷어치우고 말목 뽑고
철지난 애들 미련 안 두고 뽑아버리고~
비닐하우스 안 화분들 싹 옮기고~

그럭저럭 심을 밭이 장만이 되어간다.
윗밭에는 무를 심고 집옆 텃밭과 비닐하우스 안에는 배추를 심을거다.
그러면 우리먹고 잘되면 몇집 나눌 정도는 나올거다.

사실은...
저 배추 모종 550포기와 무씨 두 봉지를 아쉬람터 밭에 심을 계획이었지!!!
그 밭 장만이 제일 문제였고 때를 못 맞춰 신경이 쓰였던 거지...
헌데 그 밭 장만을 하려면 하루이틀가지고는 안되고 사흘 잡아야 하는데...
요새 나무꾼의 컨디션도 안 좋고...
나무꾼의 공사다망하신 대처 일정이 또 기맥혔고...
사흘도 안 되고 이틀 내에 해야만 하는...
그건 도저히 안 된다구요!!! 그 밭이 오죽 커?!
그리고 하도 비가 마이 와서 질긴 또 억수로 질어요...
땅 마르길 기다리다 하세월 보내고... 이젠 더는 기다릴 수가 없다구...

이웃에 트렉터 부탁해서 밭은 갈 수 있어~ 그치만 고랑은 못 딴다고요!!!
그리고 그 밭에 거름 깔려면... 한나절은 잡아야 하는데...
언제 거름 깔고 언제 갈아서 언제 고랑 만들어서 언제 비닐씌우나?!
또 번갯불에 콩 볶을까?!
일하다 말고 대처 일하러 가면 산녀 혼자 다 하라고?!?!
안돼!!!

다 사람이 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젠 우리 무리하지 맙세!!!
아침밥 묵다말고 전격적으로 계획을 바꿨다!

아쉬람터밭은 포기하고
텃밭 두 군데에 나눠 심읍시다!
우리 먹을 것만 하고 남으면 나누는 걸로... 안 남으면 못 주는겨!
사람이 살고 봐야지~ 저 밭 만들다가 사람 잡겠어!!!

다다다다~ 산녀의 말을 들은 나무꾼.... 화색이 일더라...
그러면 좋지! 그러면 수월하지!! 그러면 일도 아니지!!!

내일 나무꾼이 거름깔고 밭 갈아주면
나머진 산녀가 알아서 하는 걸로...
밭만 갈아주면 나머진 일도 아녀!!!
제일 힘든게 심기 전 밭장만인겨!!!

도시 사람들 뭐 심을때 와서 도와준다고라~
ㅎㅎㅎ 심는게 제일 쉬워요!
도와주려면 밭장만하는걸 도와줘야지!!!

뭐 하여튼 전격적으로 계획을 바꾸니
한결 맘이 편해졌다.
그리하야 오늘 거름 갖다놓고 밭 정리를 씩씩거리며 다 해치웠다!
내일 식전에 거름 깔고 밭 갈아놓으면 일은 다 되는거다!

이제 살았다 ㅎㅎㅎ
내일 오후에 비소식이 있다하니 그 전에 다 해치울거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으면 된거여~

그간 어찌해야하나 고민만 억수로 하며 하늘만 쳐다보며 징징거렸는데~
계획을 바꾸고나니 살 것 같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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