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악~
모처럼의 참으로 오랜만의 흰구름 두둥실 파란 하늘을 보고
느낀 첫 소감은...
왜???
그동안 우중충 회색하늘에 너무나 길들여져...
햇살은 뜨겁고 무덥긴 해도 바람이 살랑살랑~ 마치 초가을 날씨같은...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다. 울증에서 조증으로 펄쩍!
오늘은 밭일을 좀 할 수 있으려나...
먼길 또 떠나는 나무꾼 짐 챙겨주고~ 대처 아이들 냉장고 채울 것들이 대부분이지마는~
우리집 엄마표 김장김치를 원하는 분이 계시다하여 한통 그득 싸보냈다.
오랜 외국생활을 하신 분이라 우리나라 묵은지를 드시고 싶으시다고...
그 심정 이해하지 암만~ ㅎㅎㅎ
볼품없지만 그래도 귀하신 몸인 중국배추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에만 버무린 김치를 한끼에 한대접씩 비운 적이 있었던지라... 그 매일매일 먹어야 했던 느끼한 음식을 김치 아니면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그런 시간들이 산녀에게도 있었거든...
그래서 넉넉히 싸올려보냈다. 다 드시면 말하라고...
밭에 거름을 뿌리고 밭을 갈려면 흙이 더 말라야 한다.
그러자면 오늘같은 햇살이 사나흘 더 비춰줘야 할텐데...
삐딱꼴레 하늘이 말을 들으려나...
장대낫을 잘 갈아서 울러매고 여기저기 칠 수 있는 풀들은 쳐봤다.
톱낫 가지고도 좀 치고~
집 주변에 있는 꽃밭도 좀 정리해주고...
늘어져 자빠진 소국들 일으켜 세워 묶어주고 쟈들은 왜 저리 자빠지나 몰러... 북향이나 뭐 햇살이 안 들어오는 곳이면 햇볕 보겠다고 자빠지는 건 이해 할 수 있어도 거긴 냠향이라고!!! 그만 자빠져라~
잦은 비에 여기저기 자빠진 꽃들이 많아 말목을 때려박고 줄로 일일이 매줬다.
고양이 한 마리 비비추 아래 고개를 디밀고 뭔가를 툭툭 치며 갖고 놀고 있네?!
어 뭐야?! 저거 뱀인듯?!
얼른 괭이 들고 쫓아가보니 역시나~
유혈목이 꽃뱀이다... 큰놈이네~ 이미 고양이한테 공격당해서 축 늘어져 있는 놈을 확인사살해서 저짝 개나리덤불 밑에 내다버렸다.
올해 세 마리째 마당냥이들이 사냥했다.
마당 주변이 나무들로 꽃들로 무성하니 자꾸만 들어오는구나...
마당냥이들 잘해줘야겠당!!!
김장배추 모종판을 햇살 잘 들어오는 곳으로 옮겨줬다.
그간엔 하도 비가 잦아 싹이 상할까봐 처마 밑에 뒀었는데...
이젠 비가 퍼부어도 이겨낼듯!
본잎이 세장째 돋았는데 다섯장 정도 나면 모종해도 된단다.
이제 해가 들고 밭흙이 마르면 밭 여기저기 들어서 다독거려줘야겠다.
엉망진창이여~ 마치 뼈다구만 남은 고랑 꼬라지여...
두물째 딴 고추들은 태양초는 언감생심~ 미련 버리고 건조기로 들어갔다.
오늘 하루 볕을 잠깐 쬐여주긴 했다마는... 내일 일을 알 수가 있나 말이지...
참깨도 햇살아래 널어서 말리고...
오늘 참 귀한 햇살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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