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흠.. 이건 심지 말라는 거?!

산골통신 2022. 8. 21. 20:17

흠흠...

밥묵다말고 전격적인 판단으로 김장무배추 심을 800여 평 밭 농사를 접기로 하고
김장무배추를 텃밭 두 군데에 나눠 심기로 했지.
그래서 텃밭 한 군데에 무씨 한봉지 파종했고
또 한군데와 비닐하우스를 갈아엎어 배추 심을 밭장만을 해놨어.

그래서 배추 모종이 자라는대로 갖다 심기만 하면 되는 일이여... 다된 일이지...

헌데 어제그제 산소 벌초한다고 도시장정들이 들이닥쳐서 왁자왁자~
차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와중에
후진하는 차 바퀴에 배추 모종판이 와자작~
550포기 중 200여 포기가 작살난 모양... 순식간에 일어난 일...

흠... 산녀 일하지 말라는 거다 이건 ㅎㅎㅎ 틀림없어!

살다보면 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고
안될일은 어찌저찌 힘겹게 어렵게 고비고비가 생기더라구...
올해 김장배추농사는 시작부터 말썽이더니...
급기야 모종판이 작살나버려 ㅎㅎㅎ

서둘러 좋은 놈들만 골라서 밭에 내다 심었다.
텃밭이고 비닐하우스고 다 세아려보니 총 220포기밖엔 못 심겠더라...
다 잘 크면 네 집 정도는 나눌 수 있겠어!!!

후진하다 대형사고를 친 도시장정 왈~
난 40포기만 주면 돼~ 라고
하이고~ ㅎㅎㅎ

그랴 남은 거라도 잘 키워봅시다...

이 땡볕에 산소 열댓기 벌초하느라 다들 역대급으로 힘들었단다...
종가집인지라 산소가 너무 많아... 하지만 그 방계 지차 후손들이 희한한 얼토당토않은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는 이행하지 않는지라...
십수년 전부터 문중 벌초에 동참하지 않더라...
그들을 탓해서 뭐하나 요즘 세상이 그런걸...

큰집이라는 이유 하나로 종가후손이라는 죄로 해마다 그 많은 산소 벌초를 감당하고 있다.

이 산골짝에 나름 명당이라 하는 선산 하나가 있다.
그곳은 해마다 종가에서 고사를 대대적으로 지내고 관리를 신경써서 하는 곳인데...
수년 전부터 벌초에 신경을 안 쓰는듯하더니 작년인가부터
참나무가 묘소에 자라더라구...
올해는 벌초도 안 하고 그냥 숲이 되어버렸대?!
이야... 저곳이 저리 될 정도면... 참 유명한 집 선산인데...
대책이 참 시급하다... 더는 후손에게 의지할 일도 아니고 집집마다 장묘문화를 달리해야 할 시대가 온듯하다.
더불어 노후 간병문제도 더는 자식들에게만 책임지울 일도 아니고...

이번 선산 벌초일을 거들면서 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에 도시장정들 얼굴이 밝지가 못하더라...
왜 안그러겠노... 세상이 그리 되어가는걸...

원래 비닐을 안 씌우고 할까 했는데~
망할 고양이들이 온통 지들 볼일 본다고 파고 뒤집고 덮고...
생난리를 쳐서리...
결국은 비닐을 씌워야만 했다나...


모종판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려 그중 좋은 놈으로 골라골라 심었다.
비가 잦아 물을 안 주고 심을 수 있어서 일은 수월하게 끝났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모종들이 자리를 잡거든 물을 좀더 주고 흙을 덮어줘야지.

좀 좁게 심은건 중간중간 솎아먹을 용도다. 간격을 넉넉히 두고 심으면 중간중간 뽑아먹고나면 휑~ 하니 이빨 빠진 것 처럼 되어서리 ㅎㅎㅎ

이제 얘들 뽑어 김장할 때까정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 열심히 여쭈어야 한다.
가뭄도 잘 타지만 벌레들 극성에... 민달팽이에 풍뎅이 닮은 놈에 나비애벌레에 톡톡튀는 벼룩같은 놈에...
지긋지긋 진딧물에~ 아직도 고난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나...

수세미가 대단하다.
이름 그대로 수세미도 만들고 저걸 잘라서 말리면 차로 끓여먹어도 좋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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