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원시적으로~

산골통신 2022. 5. 15. 22:57




도시처자들과 이런저런 밭일을 마치고 들어와
한데 아궁이에 불피워 솥뚜껑삼겹살을 궈먹었다.

한나절 일을 한 뒤라 피곤도 하고 배도 고프고~
서둘러 솔갈비 듬뿍 넣어가며 장작불 때서 불판을 달궜다나!!!

그 좋은 조리 도구 다 냅두고 집안도 아닌 마당에서 저리 원시적으로 해먹어야 되는 이유는 뭘까나?! ㅎㅎ
기어이 고기 다 궈먹고 끝판에 라면까지 끓여묵었다.
긴 쇠꼬챙이에 샤브샤브용 냄비를 걸어 불 위에 올려서 그야말로 미국 서부영화에서 보던 식으로...

이거 되나 안되나 해보자~ 흠흠 된다 된다~
불땀이 좋으니 금방 끓는다!
숯불에 하는 것보다 훨 낫네!!! 앞으론 이렇게 해묵자구!!!

담너머에서 누가 이러고 있는 꼴을 보면 기맥혀 웃지 않을까 싶네~
그래도 그러거나 말거나 열심열심 궈먹고 끓여묵었다는~

열심히 일한 자 열심히 묵자!

저 연못가 초록색 노루망 울타리 치느라 서너 시간 걸렸다.
왜 쳤냐고?! 고라니땜시...
연못에 뭔가를 띄우고 기르고 싶은데 망할 고라니가 댕겨가면 하나도 안 남거든...
상당 연못에 부레옥잠하고 연을 심었는데 흔적도 없이 죄 잡숴버리는 고라니땜시... 키우덜 못햐!!!

그래 아쉬람터 연못에 미련을 두고 해보려했지만 여그도 현실은 매한가지... 여기저기 맷돼지 흔적에 고라니 똥이랑 발자국에...
잉...

그래도 포기할 순 없다~
노루망을 한마끼 사다가 둘러치고 부레옥잠을 스무포기 띄워놨다.
남들 보면 뭐한다고 그리 애를 쓰냐 웃겠지마는~
기왕지사 연못 만들어놨는데 써묵어야징!!!
뽀다구는 안 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ㅎㅎ

오늘밤 고라니들이 와보고 뭐라 하려나? 그림의 떡인 부레옥잠을 보고 침만 흘리고 가겠구나...
내일 아침에 올라가봐야지~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뜨미지근 맥주라도...  (0) 2022.05.20
꽃그늘 아래 꽃개?!  (0) 2022.05.19
눈이 부시게~  (0) 2022.05.15
저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0) 2022.05.10
뭐든 갖다 심기~  (0)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