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풀하고 쌈이 시작되다...

산골통신 2022. 4. 15. 20:29

늘 백기 투항으로 끝나는 쌈...
그래도 꾸역꾸역 시작한다.

밭고랑 풀들이야 아직 시작안했는데
마당 풀들이 야단이네...

특히 올해는 질경이와 냉이가 기승을 부리네.
마당 가득 하얀 냉이꽃이 핀 모습을 요며칠 보고 있노라니 하아 기맥히...
어여 밭일 바깥일 대충 하고 마당 풀 좀 어찌해봤으면 싶은데...
말 뿐이지 얼른 호미를 잡기 쉽지 않네...

어제 날이 참 추워서 뭔 일을 하기는 그랬지마는...
상당 밭에서 이런저런 나무들 꽃들 캐옮기고 송순 좀 따고 하다가 하루해를 다 보냈다.

몇년 전 진달래 스무그루 심었는데 달랑 여섯그루 살았더라...
그해 좀 가물긴 했었어...
여기저기 참 많이도 심었다.
명자나무 주황색하고 하얀색 겹꽃이 이제사 피드라... 나무꾼이 보고 감탄~
작년에 쟈를 예초기로 모르고 날려먹었는데 다행히 잘 살아났다고... 이제사 고백을 ㅠㅠ
예초기 피해가라고 말목을 일일이 꽂아뒀는데 그걸 못 보고...
또하나 꽂아줬다.

취나물은 아직 이르고 방풍도 아직 어리고 곰취랑 곤드레가 좀 올라오고... 아직 뜯을 정도는 아니더라.
확실히 마을보다 더 산속이라 훨 늦어...

야생 두릅이 좀 있어서 꺾어오고 엄나무 순 뜯어오고 땅두릅이 웃자라서 좀 어린 놈들로만 골라 캐오고...

요즘 나물로만 밥묵는다.
소가 된 느낌...

오늘은 작정하고 호미들고 마당에 나섰다.
자아 눈 딱감고 시작해보자!
마당 한 바퀴 돌고 이짝 저짝 풀을 캐내니 조금 환하네...
나무꾼이랑 해거름에 같이 마저 하고...
나머지 구석구석은 내일 아침에 마저 마무리해야지...
아이고 손목 손가락이야...
요즘 냉이는 나물이 아니라 징글징글 잡초다!

옛적에 울 막둥이 유딩 시절에...
유치원에서 꽃씨 봉지 하나 받아들고 와서리...
마당에 휘익 뿌렸더랬다.
그거 뭐냐? 하고 서둘러 봉지를 보니 하이고!!! 민들레꽃씨...
그걸 한 봉지나 휙 뿌렸어?! 마당에?
이거 누가 줬냐? 유치원샘이... 꽃씨라고 심으라고...
허걱 ㅠㅠㅠ
그 뒤로 울집 마당에서 민들레 씨를 없앨 수가 없었다는 그런 웃픈 이야기...
그 이듬해 마당 그득그득 노랗게노랗게 마치 가꾼듯 난 민들레꽃밭이라니...
기냥 산녀는 맘을 비웠다...
올해도 민들레를 마구마구 캐내면서 막둥이 흉을 좀 봤다!!!

오늘 하루종일 마당에서 보낸 결과... 적어도 눈 가는 곳은 좀 봐줄만 하네...
밥값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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