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긴 했는데...

뭘 하느라 하루 해가 다 갔을꺼나...

식전에 오만것들 묻어 둔 모종판에 물 주고
온갖것들이 자라는 화분에 물 주고
그러고나니 배가 딸각 고파서...
온갖 나물에 쑥국에 밥 말아먹고
다시 나와서
토란을 두 바가지 묻었다...

참 요즘 농기구 좋아~
북 주는 괭이 닮은 기구가 있어서 그거 들고 서서 흙파서 끼얹었네..
사실 심는 것도 구멍 파고 모종이나 씨 넣고 묻는 걸 동시에 하는 게 있어~ 그걸 살까 말까 머리 속에 입력시켜놓았으...
그런 다음 북주는 기구로 쓱쓱 헛고랑 흙 파서 끼얹으면 끝이야!!!
온통 서서 하는 거야~
쪼글치고 앉아서 옆으로 게걸음 안 걸어도 되지!!!

이웃 감자밭에는 푸릇푸릇 감자씩이 돋았던디...
우린 밭갈기 첫단추를 잘못 끼운 나무꾼 땀시~
아직도 흙 속에서 꼼지락 대고 있더라...

한참 심고 어쩌고 하고 있는데 밭이웃에 사는 갑장총각이 장독대에서 뭔가를 분주히 하네그랴...
아마도 된장 간장가르기를 하는듯 싶던데...
참 아깝단 말이지... 저 살림 잘하는 총각-~ 혼자 살게하기가...
이건 산녀 착각인가? 혼자가 편하것지?! 음 그럴겨...

점심나절 잠깐 쉬고...
꽃씨들이랑 멧돌호박 씨넣는 일을 했다.
하는 참에 노각오이도 몇개 넣고
올해는 집 가까이 밭이 좀 생겨서 거기다 심으면 될거 같으...

꽃양귀비랑 수레국화랑 싹이 트기 시작했고
이름 모를 애들도 마구마구 돋고 있다.
유성펜으로 이름표를 썼어야 했는데 무심코 수성펜으로 쓰고는 거기다 물을 주니 사라락~ 이름이 지워지는 마법이 ㅋㅋㅋ
그래서 꽃모종판 몇개는 도무지 이름이 기억 안 난다!!!
꽃이 피어봐야 알것어~
산녀 하는 일이 글치 뭐 ㅋㅋ
딸아이가 네임펜이라고 댓자루 사주고 가드라 ㅎㅎㅎ

매일 아침 식전 물줘야 하는 식구들이 마구마구 불어나고 있다.
그러니 물 주고나면 배가 딸각 고프징... ㅎㅎ

하여튼 그런저런 일들을 오늘 했는데 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하루해가 저물었네.

은방울꽃이 피기 시작해서 쟈들을 마당으로 내놔야 하는데 그냥 땅에 심을까 말까 고민 중이다.
백합도 올라오고 앵초도 피고 있고 로벨리아도 한참 핀다.
하얀 안개초가 이제 시작한다.
서서히 마당으로 내놔야하겠지?!

목련이 다 졌다.
바람이 며칠 불더니만 마치 눈 내리듯 졌다...
목련 지는 모습이 참 보기싫다하는데 올해는 바람에 하얀 꽃잎이 그냥 떨어졌다.

마당 명자나무 꽃이 활짝 피고 개나리가 별처럼 돋았다.
울타리 삼아 심은 황매화가 몽우리를 다닥다닥 맺었고...
장미조팝꽃이 마치 떡가루마냥 하얗게 피어올랐다...
오며가며 들여다보느라고 일 진행이 더디다구...

닭집 뜯는 공사는 혼자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이제 나무꾼이 와서 산녀가 저질러놓은 사고 수습을 할 차례다.
늘 이러하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