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일단 묻고 심자~

산골통신 2022. 4. 1. 12:11













뭐든 땅에 꽂고 심고 뿌려야 되는거야~
일단 뭐가됐든 심고 묻자구~

어제 복실이네아지매가 던져주고 간 삼씨앗 한봉지 들고 이걸 어예 심어야 잘 심었다고 할려나...
산에 가서 뿌려봤자~ 간간이 출몰하는 약초꾼 좋은 일 시키는 거고~
부엽토가 있어야 하는데 산에 가면야 널렸지마는 긁어 갖고 올 일이 난감하고...
에라 몰것다! 상토 많으니 거기다 묻어버리자!!!
수경재배도 한다는데 뭐~
싹이 터서 자라면 어따가 심던지간에~ 그건 그때가서 고민하고...
새싹삼으로 먹어도 돠지 뭐~

72구짜리 10판을 묻었다.
이젠 하다하다 산삼농사도 하는구만~

며칠간 꾸역꾸역 묻어둔 것들이 제법 많구나...
싹튼 애들도 큰 포트로 옮겨주고 삽목한 애들도 싹이 트고
뭐가되었던지간에 무조건 묻어두고 꽂아둔 결과다...

이제 옥수수랑 노각오이를 묻어야 하니까 포트들을 둘데가 없어...
맞은편 한짝을 괭이로 다듬고 치워서 자리를 마련했다.
천상 비닐하우스 안에선 다른 농사는 못짓겠구나...
이런저런 포트들로 가득찼네!

삽목둥이들과 어린 싹들을 심은 포트 주변으로 까만 부직포를 둘러쳐줬다. 마치 커튼을 친 것처럼...
이제 여기는 삽목둥이들 보금자리로 당첨!
맞은편엔 파종해놓은 모종판들 자리가 되겠고...
나머진 어린 꽃화분들하고 연화분이 차지했다.

이른 아침 실안개가 저 아래 냇가너머 산골짝에서 피어오르더라...
그게 서서히 앞산을 휘감고 내를 가두고 이짝 산골짝으로 스멀스멀 건너 넘어오더니... 햇살이 비치자 뒷산 위로 올라가 스러졌다...
아침 공기는 싸하니 맑은데 은근 춥더라...
아직도 아침저녁으론 털모자 쓰고 털옷을 입어야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4월 들어서면 내복을 벗었는데...
어제 낮에 더워서 벗었다가 저녁에 도로 줏어입었다나...
날은 이래 썰렁해도 봄이 길어서 좋긴 하다...

마당에 나서서 한바퀴 돌면 이런저런 새싹들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모습들... 그거 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든다...
어제 비가 좀 와서 옮겨심은 애들도 걱정없고... 어제는 안 뵈던 더덕순도 올라왔더라~
쟈들 캐묵어야지~

똘망이는 요즘 매일 본다. 오늘은 막 옆에 와서 밥 내놓으라고... 부랴부랴 사료그릇 내줬더니 자알 묵고 갔다.
근데 똘망이랑 털색이 아주 똑같은 애기냥이가 하나 오락가락한다.
오늘은 도망도 안 가고 산녀를 자꾸만 쳐다보고 앉았어...
그래 급한대로 캔 하나 까주고 할 일 한참 하다가 내다보니 막 먹고 있더라... 나중보니 다 먹고 갔어.
아마 똘망이가 퍼뜨린 새끼들 중 하나인듯... 그럼 봉숙이 후손들이구나...
이거야 원~
산녀한테서 맛난 냄새가 나나...
온 산골동네 냥이들이 다 오겠네!

똘망이 밥 먹는 옆에서 토란 한 무더기 쏟아놓고 싹튼 애들 골라내고 앉았다.
간간이 썩은 애들도 있고 싹은 안 났어도 단단한 놈들 골라내서 담았다.
아쉬람터 윗쪽이 물기가 많고 질퍽이니 거기다 묻어야지~
토란은 살짝 도랑가에 심으면 좋더라구...

토란박스 꺼내다가 발견한 감자 한 박스!
아이구야... 이건 알이 굵어서 뒀다 먹으려고 놔뒀다가 까묵은거네...
이리 싹이 났으니 우짜냐... 싹 다 도려내고 갈아서 감자전이나 해묵어야겠네!

고구마는 다 썩어서 버렸다.
고구마 농사 안 지려고 했는데 나무꾼이 워낙 고구마줄기반찬을 좋아해서리...
두어 고랑만 묻어놔야지!

옥수수도 몇 자루 골라내놓고 보름 간격으로 심어야지!
이젠 뭐든 심고 봐야한다!

도라지씨앗도 더덕씨앗도... 꺼내놔야지! 눈에 띄어야 심거든!
안그러면 홀라당 까묵어~

상추랑 이런저런 쌈채소 씨앗들이 싹이 텄다.
루꼴라도 싹이 트고!
아스파라거스도 쑥쑥 돋았더라~

오만 것들이 다 올라오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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