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안에 벌이...
장수말벌이라네...
도데체 어디에 집이 있고 어디서 들어오는지 당췌 몰라...
주로 주방 쪽에서 발견되어 샅샅이 뒤져봤는데...
그제 저녁에
마루 앞 출입구 위 처마에 벌집이 있어 그놈 에프킬라로 작살내고
장미덤불에 모과나무 가지 끝에 쌍살벌 집이 세 개 있어 그놈들 작살내고...
벽에 달린 환풍기가 의심스러워 거기도 막고...
그러고 나서 이제 안 들어오겠거니 했는데
가소롭다는듯 어제 아침에 한 마리
오늘 아침에 두 마리...
우짜자는겨어!!!
한 손에 파리채 한 손에 에프킬라~
겁도 없이 잡아제낀다!
산골 사는 세금이 과하다...
오늘 식전 6시에 이 작은 산골마을 풀깍이 부역이 있었다.
마을 진입로 양쪽 풀들이 무성해서 남정네들은 예초기 울러매고 나오고
아낙네들은 낫들고 집합!
남정네들이 길 양쪽을 맡아 풀을 쳐나가면 아낙네들이 뒤이어 미처 못 친 풀들과 잡목들을 치우고 정리한다.
근 2키로 정도 된다.
그리고 마을 초입에 있는 정자 주변을 풀치고 등등...
해마다 이맘때면 추석 앞두고 한다.
한 집에 하나씩은 꼭 나와야 하고 코로나 이전에는 젊은?! 아낙네들은 회관에서 일 끝내고 들어온 사람들 식사를 장만했었다.
이젠 그냥 식당에 가서 먹거나 간단한 도시락으로 대체...
산녀는 회관에 가서 밥하기 싫어서 낫들고 나갔었다.
오늘은 풀베낫을 들고 가서 풀더미 치고 걷고 한참 하고 들어왔지.
다들 그 낫 참 신기하게 생겼다고 묻더라...
일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집 앞 길 한가운데 독사 한 마리 고개 빳빳이 쳐들고 도망도 안 가길래 마침 들고있던 낫으로 모가지 쳐서 골로 보내고...
뭐 일상이다.
그러고 집에 들어오니 장수말벌 두 마리가 집 안을 날라댕가네 ㅠㅠㅠ
우째~ 그놈들 잡아죽쳤지!
그놈들 쉽게 안 죽대... 파리채로 여러번 쳐도 꾸물꾸물...
에프킬라 쳐도 꿈틀꿈틀...
고마 가라~ 니들 사는 곳에서 살지 왜 여그 인간영역에 침범하냐?!
오늘은 하루종일 벌들이 들어오는 구멍 찾아 삼만리 해야한다.
못살긋다~
식전부터 낫질을 억수로 했더니 오른 팔이 욱신거리네...
그래서 텃밭 비닐하우스 뒷편 풀 치는 걸 안 하고 들어왔다.
나도 살아야지...
아픈 걸 감수하며 할 것 까진 없으야~
장수말벌 또 한 마리 잡음~
데체 어디로 들어오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