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물째 고추를 못 따고 넘겨버렸다.
시기상으로 네물째 고추를 따야한다. 고추 달린채로 마르나 따서 말리나 그게 그거지 싶어 비 그치걸랑 따려고 기다렸지...
오늘 일손이 좀 있어서 따려고 했는데 새벽부터 비가 퍼붓네 그랴...
우짜라고오오오!!!
오후에 햇살이 쨍하고 나길래 해거름에 가서 딸거나 싶었지.
비닐하우스 일은 대낮엔 절대 못 하니께!
일사병 열사병 골고루 걸리고 싶으면 안 말림!
하우스병이라고 병명도 있더라!!!
해거름에 슬슬 나가서 따기 시작했다.
한사람이 두고랑씩 맡아서 따는데 고추가 첫물 두물때와 달리 좀 잘고 많아서 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
병이 중간쯤부터 왔는데 그리 심한건 아니어서 냅두기로 했다.
탄저병만 안 오면 되니께~
따다가 바로 앞에서 유혈목이 비얌 한 마리 기어나와 후다다 도망간다.
그놈 내 손에 낫이나 연장이 있었으면 골로 보냈을텐데...
암것도 없어서 그냥 발로 밟을까 하다 놓쳤다.
그놈 운수대통했군!!!
고추 양이 두물째보다 한 두어 바구니 줄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감사감사한 일이지...
해가 지고 어두워져서 서둘러 따느라고 바빴다.
다 딴 다음에 고랑고랑 물을 흠뻑 흐를 정도로 주고 고추에도 시원하게 흩뿌려줬다.
매일같이 비가 오락가락하니 태양초는 꿈이고
이번에도 건조기로 직행!!!
비가 딱 일 못할만치 온다.
마당 풀이고 밭둑 풀이고 온통 난리고
어델 발 디디고 댕기질 못한다.
낫질로 될 일 같았으면 진작에 산녀가 했지...
예초기가 들어가야 하니께 일이 이리 됐다.
내일은 해준다니 다행이여!!!
마당에 확~ 레미콘 차 불러서 들이붓고 싶다!!!
어느날 느닷없이 쳐들어온 아기냥이 한 마리
잘 크고 있다.
도시 주택가 주차장에서 꼬질꼬질 시커먼 먼지투성이 상태로 발견되어 우리집에 왔는데
잘먹고 잘싸고 잘자고 잘논다!
문제라면 한 나흘 가출했다가 배고파서 기어들어온 오만방자 도도한 도시냥이들이 아기냥이가 가까이만 가면 하악질을 해대는 거지...
뭐 그래봤자 니들이 어쩔겨...
지들 성질나면 가출했다 저녁참에 겨들어오고 뭐 그러더라...
아기냥이가 뭘 아나~ 지들이 어쩔겨!
다행히 아기냥이가 참 얌전하고 착해서 이쁘다.
울지도 않고 화장실도 잘 가고 가끔 장난도 치고 잘 먹고 잘 논다.
다아 지 복이지 뭐!
한 열흘 정도 돌보다가 마당으로 내보낼거다.
마당냥이들을 보고 지도 친하게 지내고 싶은지 자꾸 나가려하는데 좀만 더 커라 이놈아!
조랭이떡만해갖고 지금 나갔다가 쟈들한테 치여죽어!
그리고 봉덕이가 이놈한테 여엉 관심이 없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물고 빨고 할 줄 알았는데 전혀 전혀 쳐다보지도 않더라구...
전에 삼숙이 새끼들 이뻐한 건 삼숙이 새끼여서 그런거야?!
참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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