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느닷없는 냥줍...

산골통신 2021. 8. 23. 13:09



큰아이 전화
아기냥이가 차 밑에서 울면서 안 간단다...
꼬질꼬질 엄마잃고 하루종일 울고 있단다...

도시 주택가 한가운데... 주차장에서 아기냥이 혼자 살아남을 수 없다며
꼬질꼬질 수준으로 보아 엄마를 잃은지 오래된거 같다며...

느닷없이 그 먼길을 달려와 산녀에게 던져주고 갔다.

야! 이놈아~
삼숙이 때를 겪어보고 이러냐?!
삼숙이 새끼들 마당 한가득이여!!!

그래도 불쌍하다며 밤늦은 시각에 두고 서둘러 되돌아가니
우짤겨... 참 지극정성이다. 참내...

삼숙이 쓰던 밥그릇 물그릇 집 화장실 챙겨주고
도도하고 오만방자한 도시냥이인 지지랑 봉이한테 불쌍한 아가냥이니까 니들이 돌보던가 같이 살아라...

했는데!!!

그게 어제 저녁 일이었거덩?!
빽빽 울면서 구석에 들어가 안 나오던 놈이 이젠 저리 나와서 밥 묵고 화장실 가고 저 위에 올라가 잔다.

울다 울다 목도 쉰모양... 입만 벙긋거리며 아웅거린다.
그놈 덥석 붙잡아다 물휴지로 얼굴이랑 발이랑 똥꼬랑 대충 닦아줬다.

그래 이놈아...
니한텐 납치 수준의 천재지변이겠지만 우짜냐?!
하루를 기다려도 니 엄마는 안 오고 니 꼬라지가 그모냥인데 이리라도 와서 살아야지...

이 느닷없이 쳐들어온 아기냥이 때문에 지지랑 봉이가 난리났다.
어젯밤 가출했다.

오늘 아침에 잠깐 들여다보더니 아기냥이가 그대로 있는 걸 모고 다시 가출...
이 빗속에 어데 가서 있는지 원...

차라리 잘되었다.
아기냥이도 마당냥이랑 어울릴 만치 회복되고 적응하면 마당에 내놓을거니까
이참에 지지랑 봉이도 마당냥이로 팔자를 고치게 해야지!!!

삼숙이 그리 보내고 다신 길고양이 불쌍타고 구제 안 하기로 했는데 아이들이 이어받아 같은 행동을 하네 그랴...
자업자득이다 ㅠㅠ

시꺼멓게 꼬질거리던 놈을 물휴지로나마 닦아내니 그나마 저리 좀 봐줄만 하더라...
머리에 저 꺼먼 건 뭔지 몰라... 안 닦이더라구...
비 좀 그치면 따뜻한 물에 목욕이라도 시킬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냅둘까...
하많은 마당냥이들이 돌볼 생각을 안 하네!!!

봉덕이한테 보여줄까?!
그러면 물고 빨고 난리 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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