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엔 동물 식구들이 좀 된다.
나름 진돗개라 하는 봉덕이가 있고
마당냥이들이 9마리 집냥이 2마리...
닭집에 열세마리
그리고 사람식구들이 들쑥날쑥 오며가며 살고 있다.
태어남과 죽음이 수시로 교차하며 찌그락째그락 산다.
그제 아들장닭이 죽었다. 아마도 그간 정황을 살펴보면 서열쌈에서 밀려난 뒤 계속적인 왕따와 쪼임을 당하다 못해 죽은듯...
호박밭 귀퉁이에 묻어주었다.
아버지장닭이 시름시름 오늘낼 한다.
2014년생이니 집나이로 치면 8살이다.
이놈도 서열쌈에서 밀려나 꺼꾸로 쳐박혀 있길래 작은마구로 피신시켜 살게 했는데 그 좁은 곳에서 답답할까 싶어 아침저녁으로 문을 열어주는데... 제법 적응해서 잘 살아가더라고...
그래 방심을 했나...
어제 언넘이 공격을 했는지 머리께에 상처를 입고 구석에 처박혀 있더라...
하이고... 그냥 문 닫아걸고 가둬놓을껄...
이제와서 소용없고...
이놈도 며칠 못 가겠구나...
나무꾼이 아버지장닭과 아들장닭에 대해 나름 정이 있어 잡아먹지 않고 자연사하게 두었는데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남은 장닭 두 마리는 조만간 잡고 올봄에 깐 병아리에서 장닭이 두마리 정도 나오니 그놈들 키워서 써먹어야겠다.
늙은 암탉들도 하나둘 잡아먹기로 하고...
내년봄엔 새로 병아리들을 들여야겠다.
아니면 키우질 말던가... 달걀이 아쉽긴 하지만
이젠 뭘 키운다는게 귀찮고 버겁다!!!
산밭에서 일하고 마가목나무 그늘 아래 앉아 땀을 들인다...
똘망이가 가끔 여기까지 올라오더라마는...
마당냥이들은 지들나름대로 재미나게 살아간다.
엄마인 삼숙이가 가고 없어도... 형제들 두엇이 죽고 없어도...
봉덕이는 요새 족발뼈다구 먹는 재미에 산다.
이웃 아저씨가 자기네 개한테 준다고 구해왔다면서 매일같이 족발뼈다구 큰거 두개씩 봉덕이에게 주고 간다.
나름 우리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오시는데...
너무 수다스러워 머리가 아프다...
산녀라는 사람은 하루종일가야 입 한번 안 떼고 살 수도 있는 뭐 그런 희한한 종자인지라...
조용하고 또 조용한 걸 좋아한다.
그러니 만나기만 하면 시끌벅적 오만잡 이야기를 다 하는 사람들하고 견디겠냐고ㅎㅎㅎ 그냥 웃고 만다.
동물식구들은 대화가 딱히 필요없다.
그저 먹을거 마실거 잠자리 챙겨주면 지들 알아서 살아가고
때로 밥이 없으면 산녀한테 쫓아와 한소리 하면 그래그래 하며 챙겨주면 그 뿐...
성가실게 별로 없다.
내일부터 옥수수밭 싹 정리하고
금화규밭도 정리하고
고구마밭 좀 돌봐주고
김장밭 장만에 들어가야 하는데 뭐 까짓 다음주엔 할 수 있겠지.
그 전에 다른 일 부지런히 해놓지 뭐...
아침저녁 서늘하다.
풀벌레 소리 요란하고 새벽이슬 마치 비온듯...
집안팍 거미줄 죄 걷어내고 대청소를 좀 할꺼나...
벌집도 서너 군데 치워야 하는데...
비오고 바람불고 해서 축축 쳐지는 꽃대궁들 일일이 말목 박아 붙잡아매야하고
텃밭에 여름 작물들 이리저리 정리해줘야하고
소소하게 일들이 많다.
하면 좋고 안 해도 무방한... 그러나 보기싫은 ㅎㅎ
산골 살림살이가 늘 그러하다.
하자하면 일거리가 천지빼까리로 널려있고
안하자하면 아무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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