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안채 바깥채 병아리식구들~

산골통신 2021. 5. 14. 13:53





지난달 두 마리 엄마닭이 일주일 차를 두고 알을 품기 시작했었다.
길다랗게 생긴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닭집에는 입구와 맨 안 쪽에 격리된 병아리 육아실이 있다.

그 중 입구쪽 바깥채에 사는 엄마닭은 지난 5월 5일 9개 알 중 7개 부화 성공~ 그 중 두 마리 죽고 다섯마리 데리고 댕긴다.

안채에 둥지를 튼 엄마닭은 알 8개를 품어서 3개 실패~ 역시 다섯마리를 데리고 어제그제 나왔다.

이후에도 알을 품는 놈이 있을까 싶어 알을 낳는 족족 안 먹고 닭집 구석에 모아뒀는데 여엉 소식이 없는기라...
지들 연애사업에만 관심이 있고 놀러만 댕기길래 에라이~ 하고 알 스물네개를 담아갖고 내려왔다.

두 식구를 같이 두면 먼저 깐 엄마닭이 나중 깐 엄마닭과 병아리를 적으로 간주... 막 쪼고 몰아내고 난리를 친다.
그리고 남의 병아리를 데리고 가기도 하고...
그 꼴 안 보려고 이번엔 아예 첨부터 알 품는 둥지를 안채 바깥채 분리독립시켰다.
아아주 아주 평화롭다 ㅎㅎㅎ

족제비나 쥐 뱀이 쳐들어오지만 않으면 되는데 잘 살펴야겠다.
작년봄 그 사단 이후로 족제비는 눈에 안 띄는데 이노무 마당냥이들이 호시탐탐 닭집에 들락거리려고 노리고 있어 걱정이다.
보는 즉시 혼내긴 하는데...

오늘은 언덕밭 산나물밭 헛고랑 풀메러 갔다왔다.
거기엔 뭐 별다른 풀들이 있는게 아니고 온통 냉이 냉이 냉이 뿐이라... 그냥 내빌라뒀는데...
내년 봄 냉이 푸지게 캐묵으려고 ㅎㅎㅎ

슬금슬금 명아주하고 망초 대궁이 굵어지더라고... 흠.. 그건 안 되지라... 명아주는 굵어지면 지팡이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나무가 되어버리고
망초도 키가 크면 여엉 보기싫어...
환삼덩굴도 군데군데 쳐들어왔더라고...

해서 바퀴작업의자 갖고 가서 긴호미로 싹싹 긁어버리고 뽑고 했다.

기역자 밭인데 우선 마늘양파골하고 취나물골 눈개승마골만 해줬다.
명이나물하고 곰취 곤달비 부지깽이나물밭은 다음으로 미루고...
바퀴의자에 앉아 하니 그리 힘이 안 들어 수월하게 일을 했지만 아후~ 날이 더워서리... 땀 닦느라 일이 안 되더라구...

이젠 식전에 일 못 하면 하루 일 작파해야것어...

.............

해거름에 언덕밭에 마저 올라가 곰취랑 명이나물 곤달비 부지깽이 밭을 골골이 풀을 작살냈다.
주로 냉이들인데... 뽑히긴 쉽게 뽑혀도 아주 질겨서 손으로 하면 좀 아프다.

쪼그리고 앉아 하지 않는 것만해도 어디냐 싶어 작업의자를 끌고 이리저리 돌아댕기며 풀을 뽑아댔다.
내친김에 정구지밭도 이발해주고 가뭄타는 나물밭에 물도 좀 주고...
그러고 있는데 뭐가 푸다다닥~ 뛰어내려오는 소리...
고양이들이 저 위에서 집회를 열었었나... 죄다 뛰내려오는데 한 대여섯마리~ ㅎㅎ
깜짝놀랬네... 뭐냐 뭐여?! 하고 올라가보니 암 것도 없어라...
니들 닭집에 들어가려다가 장닭한테 혼났니?!

금새 해가 진다.
해거름엔 그냥 하루 일 마무리밖엔 일을 못한다.
대부분의 일은 식전과 오전에 해치워야 좋다!

이제사 모든 밭을 한바퀴 돌았으니... 잠시잠깐 한숨 돌리려나...

논에 물이 들어가고 써레질 논삶는 일이 시작되니 저물녘마다 개구리 합창 시끄럽고 요란하다.

우리 논에는 언제나 물이 들어갈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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