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틈이 나긴 하는데
문제는 그 조금의 틈에 꽃농사를 짓는다는 거...
그래서 그 조금의 틈도 거시기 쯔비...
봄농사는 밭 장만하고 씨갑시 넣고 심고 풀 메고 등등...
그걸 거진 다 하긴 했는데...
자질구레한 몇 가지들이 있긴 한데 그건 일 축에도 안 들어가는 거고...
풀하고 전쟁을 선포하고 작은 밭 두 군데를 초토화시키는데 성공하고 내일 서너 군데 큰밭 헛고랑 풀을 밀고 긁고 치고 해서 마무리하면 일단 자축을 해도 좋다.
나머지 덩치 큰 밭들은 사람 손이 아니라 원판제초기가 들어가야하니까 산녀 일거리가 아니거등...
그래서 잠시 짬이 난 틈에 청경채랑 쑥갓이랑 얼가리배추랑 씨앗을 훌훌 뿌리고
열무랑 알타리는 다음주 정도에나 뿌리기로 했다.
지난 4월에 골골이 뿌린 씨앗들은 우째 반타작이 나서리... 드문드문 비어있는 밭고랑에 서서 헐헐 허탈해서 웃다가
뭐 우짜것어... 또 뿌려야지 뭐... 하고는 남아있는 씨앗봉지 들고 또 매꿔놨다.
올해는 참 희한하네...
감자가 반타작이 나더니 이런저런 채소들도 반타작일세...
먹을건 나오니 큰 걱정은 없는데 거참...
뭐 어쨌든 간간이 시간이 나서 요즘 꽃밭에서 산다.
어제는 몇년전에 산밭 귀퉁이에 심어두고 잊어버린 은방울꽃들을 구출해왔다.
첫해 보고 그 이듬해부터 풀관리를 못해줘서 풀 속에 갇혀 쟈들 다 죽은 줄 알았으...
무심코 산밭에 꽃들이 잘 있나 가봤다가 은방울꽃 무성무성한 무더기를 보고 허걱 놀래부렀네!!!
쟈들 안 죽고 야생에서 살아있었네?!?!
시상에나...
너들 여그 있지말고 울집으로 갑세!
갖고댕기는 호신용 괭이로 파갖고 왔는데~
엄청 크더라...
그리고 그 옆에 참으아리꽃 줄기가 서너 뿌리 있길래 갸들도 구출해오고...
조만간 여그 예초기랑 제초기가 들이닥칠거거든...
닭집에 첫 병아리가 까나왔다.
알 9개 품어서 2개 실패하고 한 마리 죽고 해서 6마리 병아리가 나왔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매일매일 들여다보며 모이며 물이며 챙겨준다.
두번째 엄마닭이 품는 알은 다음주에나 까나올거다.
장닭들은 서열이 또 뒤집혀서 아버지장닭이랑 아들장닭이 찌그러지고 손자장닭과 증손자장닭이 기세등등하다.
아마도 아버지장닭은 7살인데 올해를 못 넘기지 싶네...
털이 윤기도 없고 모습이 추레하게 변했다.
걷는 것도 타박타박 힘없이 걷고...
닭치고는 오래 살았다...
죽걸랑 잘 묻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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