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온갖 싹이 다 트는 중...

산골통신 2021. 4. 13. 22:35










봄비 오고 난 뒤 밭으로 들로 산으로 한바퀴 돌았다.
이런날 밭일 못하니까... 그냥 둘러만 봤지.

비온 뒤 밭고랑에 들어가면 푹푹 빠져서 밭흙이 울퉁불퉁 단단해진다고 비 많이 온 뒤엔 못 들어가게 한다.

감자밭에 가보니 싹이 여기저기 흙을 뚫고 나오려고 야단난리...
내일쯤 가서 호미로 긁적긁적 싹이 잘 올라오게 덮어둔 흙을 좀 긁어내줘야겠네...

작년에 단호박 심었던 곳에
미처 못 딴 단호박 씨가 떨어졌나... 여기저기 절로 싹이 터서 자라길래 좀 다독거려줬다.
이거 횡재일세~ 난 심은 적이 없는데! 따로 안 심어도 여기는 되겠구마!!!

각종 씨앗들을 파종한 밭고랑에는 드문드문 소복소복 싹들이 제각기 돋아나 있다.
제대로 난 곳도 있고 영 안 난 곳도 있고... 좀더 기다려봤다가 더 보충해서 씨 뿌려놔야지.

구석쟁이 빈 터에 생강 한 바가지 갖다 묻었다. 잘 나려나 몰러... 겨우내 저장이 잘 안되었는지 반이상 물러버렸네...

토란은 어따 묻을꺼나... 물 습기가 좀 있는 곳에 묻어야 하는데 장소가 마땅찮다.

더덕골에 더덕싹들이 일제히 올라와 대단하다. 덤불에 묻혀 다 안 죽었나 싶었는데 역쉬 뿌리식물이라 잘 살아있네!
그 옆으로 더덕씨 더 뿌리고 도라지 씨앗도 뿌려놨다.

눈개승마는 이제 쇠어버렸고 산마늘도 더 딸 잎이 없다.
모두 장아찌 담아버렸다.

이제는 참취나물 세상이다. 참나물도 올라오고 부지깽이나물도 잘 자라고...
취나물을 뜯어 바로 데쳐 멸치액젓에 들기름에 주물주물 무쳐먹으니 소고기보다 맛나다고 하더라...

요즘 산에 가면 두릅에 취나물에 온갖 산나물 다 올라올텐데...
한번 날 잡아 푸대 울러매고 가볼꺼나...
산골 아지매들 갈 때 같이 묻어갈까?!
저 산너머 구릉에 가면 취밭이 대단하던데... 거길 가고싶은데...

먼데서 장미조팝나무 한 그루가 왔다. 넘 귀엽고 이쁘게 생겨서 요리 보고 조리 보고... 먼데서 고생하고 왔다고 비닐하우스 안에 들여놓고 물을 줬다. 오늘밤은 여그서 지내라...
내일 좋은 자리 잡아서 심어줄게!

모종판에는 노각오이가 제일 잘 났고 옥수수는 그닥 별로고 호박씨도 반타작이고 다른 씨앗도 난둥만둥...
금화규 씨앗 아홉판 묻었는데 야는 우후죽순이라...어따 다 심냐 그래... 이건 나무꾼보고 알아서 심으라 해야겠네.
매발톱씨앗도 묻었는데 아직 안 올라오고...
내일 다시 이것저것 묻어놔야겠다.

방아씨앗이 떨어졌나... 다 없앤다고 했는데도 있어서 하나하나 캐서 비닐하우스 뒷편 구석에다 줄줄이 심어뒀다. 거긴 풀만 자라는 곳이니 니들이라도 터잡고 살아라 싶어서...

작약씨앗이 여전히 마당 구석구석 떨어져 싹이 터서 그놈들도 댓포기 파내어 울타리 아래 모아 심어주고...
아마 빗물에 씨앗이 쓸려내려왔나벼...

이번주 부턴 고추밭 장만해야하는데 일손이 또 어데 가고 없다.
대처에서 도시처자들이 도와주러온다고 벼르고 있는데 언제 날을 잘 잡아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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