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끼다 똥 된다는 말~

산골통신 2021. 3. 23. 08:47




그 말을 실감했네 그랴...

담장 아래 삼동추와 비닐 온실 안 절로 싹이 터서 자란 상추 한 포기...

도시장정 가족이 다녀가면서 싹스리해갔다.
좀 가져가면 뭐라하나...
싹 베어갔고 상추는 뜯어간 것이 아니라 칼로 도려내갔다. 다시 돋지도 못하게...

아 물론 다른 곳 삼동추 조금은 남겨놨더라... 하지만 가장 아끼던 곳을 싹쓰리...
그리고 막 돋아 뜯먹어도 좋겠다 싶었던 곰취도...

아 물론 가져가는 거야 뭐 은연중 허락한 일인데...
가져간단 말도 없이...
가져갔단 말도 없이...
잘먹겠단 말도 없이...
잘먹었단 말도 없이...

여러 도시장정들 중 두 가족이 그러하다...
도시처자들 가족은 안 그런데 도시장정들 가족은 늘 그러하다.
공감대며 배려심 경우가 조금 부족하다.
그게 아니면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던가...
고로 산녀는 호구라는 것이지...

뭐 하여튼 담장 밑 삼동추밭과 온실 속 상추 한 포기는 좀만 더 자라걸랑 뜯어묵어야지 하고 별렀다가 저리 되어버렸다...
아끼다 똥 된 경우지!

뭐 가져가서 잘 묵으면 된 거지 뭐...
무소식이 희소식이여~
늘 그래왔으니 뭐라 말 할 필요없고... 그런들 저런들 그들 삶의 몫이지!!!

허나 산녀의 다짐은 앞으론 무자비하게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거지 뭐...
그들이 온다하면 미리 수확을 하고 치우는 요령을 부려야지 ㅋㅋㅋ
서로 소통을 하면 이것저것 얻어지는 것이 많은데 그들은 그걸 놓치고 있는겨...
그들이 모르는 손해!!! 그래봤자 그들은 아쉬워하지 않을테지만 ㅋ 산녀 나름의 복수!

어제는 산에 가서 부엽토를 스무 푸대 그득 긁어와서
블루베리 10그루를 심었다.
구덩이를 널찍히 깊게 파고 마치 호박구덩이 파고 거름넣고 심듯이...

두텁게 깔린 수십 수백년 묵은 부엽토를 긁으면서 그 몽글몽글한 감촉을 느끼면서 이걸로 심으면 참 좋겠다 싶었다.

블루베리는 비싼 전용흙을 사서 심어야 하는데 수년간 블루베리 가꾸는 사람이 팁을 주기를 소나무숲 부엽토가 아주 좋다고 그걸 가져다 심으라고 그러더만... 그리고 왕겨도 참 좋다고...

소나무 참나무 아래 부엽토들 앞으로 종종 긁어다가 다른 작물 밭에도 깔아줘야겠더라...
산에 널렸는데 구찮다고 힘들다고 안 하고 넘어가고 했었지...

어제 나무꾼은 산녀가 일 저질러놓은 것들 수습하느라 한탄 또 한탄이다 ㅎㅎ

이런 일 잘하는 마눌 어디가서 구하겠으~ 다들 마눌이 같이 귀농안한다고 도망가는 판인데~
라고 산녀가 한소리 큰소리 땅 쳤더니만!!!

울 엄니 아시면 뭐라 하시겠노~ 왜 우리 귀한 도련님이 이리 거칠고 힘든 일을 하고 있노 하고 슬퍼하실거라고 ㅎㅎㅎ
나무꾼이 한소리 했노라... 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어제는 하여튼 좀 힘들게 일했다... 긁고 담고 운반하느라...
그 와중에 큰 돌 발견해서 모조리 들고 오느라 더 고생!
우찌된거이 나무꾼은 석달열흘 돌탑 쌓더니만 그 뒤로 돌만 보면 무조건 가져가야 하는 큰 병?! 이 걸려버렸으...

어쨌든 블루베리는 해결했고~
오늘은 뭔 일을 해야할꺼나...
감자는 내일부터 작업할거고...

아이들이 산달래맛을 보고 매번 싹 먹어치우는 바람에
미처 못 얻어묵은 작은 아이가 바구니들고 산달래 캐러갔겠다...
열심히 캐서 다듬어놓으니 얼마 되나...
달래 비싼 이유를 알겠다고... 달래밭을 잘 가꿔야겠다고...

산골 아지매들이 전화를 한다.
뒷골밭 매실밭에 약 쳤느냐고...
상당밭에 약 쳤느냐고...

항시 안 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늘 해마다 물어본다.

요즘 쑥이 올라와 뜯기가 참 좋거든...
동네 아지매들 모두 울 밭으로 집합했겠군!!!
해마다 연례행사다 ㅎㅎㅎ

그들의 밭둑 논둑에는 제초제를 치기 때문에 쑥을 뜯을 수가 없다...
쑥이 돋고 모내기 철이 되면 일제히 논둑에 제초제를 치거든...
대처 사람들은 그런거 모르고 쑥을 뜯어가더라고...
현지인들은 절대 안 뜯어...
요새 제초제는 쳐도 며칠은 그 안 죽고 나중에사 꺼멓게 풀이 죽기 때문에 약을 쳐도 친 흔적을 친 사람도 모른다구...

오늘은 봄바람도 불고요...
노랑 바구니 들고 나물칼 하나 들고 나물뜯으러 가야겠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자는 다 심고~  (0) 2021.03.27
드뎌 감자 심기~  (0) 2021.03.24
엉뚱한 궁리 중~  (0) 2021.03.21
날이 쌀쌀하고 서글퍼...  (0) 2021.03.21
노곤한 봄날~  (0) 202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