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것만 그런가 다 그렇지... 허구헌날 이거 해야하는데 저거 해야하는데 이카면서 허겁지겁 일을 해치우지...
온 겨우내 뭐하고 있다가 지금 이걸 하느냐고?! 추워서 ㅎㅎㅎ
그리고 워낙 공사다망하야... 돌밥돌밥하느라고...
그래도 농사철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에 하는게 어데여?!
나 잘 하고 있는거 맞어!!!
전에 소 키우던 소마구
이 동네선 축사라고 하거나 우사라고 하더라마는~
우리는 노상 소마구라고 한다.
제법 커서 대여섯마리는 키울 수 있는데 짚단 저장할 공간하고 소똥 쳐낼 공간이 부족해서 서너마리 키우는게 딱 맞는 공간이다.
지금이라도 일손만 있다면 소를 두어 마리 정도는 키우고 싶은데 여력이 안 닿는다.
적금 든 셈 치고 송아지 낳으면 대박이고 늘 예비 자금을 저축해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소 키우기다!
십몇년 전에 이웃 하나는 소 9마리 팔아서 집을 번듯하게 새로 짓기도 하더라만 지금은 더 팔아야겠지?!
뭐 하여간에 예전 소 키울때 쌓아둔 소똥거름이 아직도 구석탱이에 조금 쌓여있어서 오늘은 그걸 끄집어내어 구루마에 실어 밭에 내갔다.
잘 삭아서 이게 소똥인지 흙인지 분간이 안 가더라.
삽질하다가 거름터미 구석에 숨어있던 쥐 한 마리 골로 보내고
야 이놈아 좀 피하지 삽에 얻어맞냐 그래...
어전스럽게 그 앞에 쌓아둔 닭사료랑 이것저것 잡동사니들 치우고 어쩌고 하다보니 오늘 하루 다 지나갔다.
내일 마저 치우고나면 여그가 깨끗해지겠네. 소마구 앞 작은 밭에 거름도 실하게 내고 이모저모 오늘 일 잘 했다.
이제 밭마다 거름내다가 깔고 뒤적거려놓는게 큰 일거리다.
밭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거기다 오르락 내리락이라 일하기는 젬병이다.
이웃 노총각 갑장친구가 밥묵고 일 하라고 오며가며 볼때마다 잔소리를 한다.
꽃샘추위가 새초롬하니 쌀쌀맞아 일하다가도 재채기가 연상 나온다.
덥다고 옷을 벗었다가 추워서 다시 주서입었다가 에라 모르겠다. 더운게 낫지 싶어 꾸역꾸역 껴입고 땀흘리며 일을 했다나...
내일은 거름터미 마저 밭으로 내고
냉이나 좀 더 캐고
텃밭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붓꽃들이랑 이것저것 이쁜 애들 내다 옮겨 심어야겠다.
매실 전지한 가지들은 언제나 치울꺼나...
먼데 볼일 보러간 나무꾼은 언제나 오려나...
감자밭은 언제나 만드려나...
모두 산녀차지 일거리네~
씨앗들 모아둔 거 모조리 꺼내놓고 순서 정해야 하고
모종 낼 것들 사올 것들 정해야 하고
올봄엔 병아리를 장에서 사와야 하나 저놈들 까는 걸 기다려야 하나 고민도 좀 해야하고...
서열쌈에 장닭 한 놈 골로 갈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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