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눈 치우다 빗자루 던져버린 날~

산골통신 2021. 1. 18. 22:14









밤새 눈이 펑펑...
대빗자루 들고 삽작거리까지 쓸고 길도 쓸고
닭집 올라가는 길도 쓸고
여기저기 다 쓸고 들어왔다.
이웃 오라비 눈치우는 기계 짊어지고 마을 한 바퀴 돌더라...

아침밥 먹고 있는데 눈이 또 한참 내리고 그쳤다...
또 나가서 쓸어냈다. 닭집까지 내쳐 올라가 쓱쓱~
하는 김에 산밭 올라가는 곳까지 빗자루 짊어지고 헤집다 왔다.
동네에선 이번에 트렉터가 나와서 한바퀴 돌더만...

점심때까진 그럭저럭 눈이 안 오더라...
그러다
점심 후~ 그야말로 함박눈이 퍼붓기 시작하는데 우와와~
거기에 바람까지~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뭐 거시기 노랫가락이 떠오르는...
그만 빗자루 던져버리고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마당에는 봉덕이 혼자 신나서 뛰댕기고..
냥이들은 춥다고 마루밑으로 겨들어가 안 뵈고...

그 눈보라 바람에 아랫채 쳐놓았던 비닐장막이 홀라당 걷어올라가 지붕에 걸쳐져있네~
바람이 좀 잠잠해졌을때 겨나가서
돌덩이와 브로크를 영차영차 들어다가 비닐을 끌어내려 단디 고정시켜놨다.
저녁에 보니 또 바람이 불어 이번엔 위에 고정시킨 파이프가 날라가~
에라이...
나무꾼이 다시 손봐서 붙들어매놨는데 밤새 괜찮을지...

모처럼의 눈다운 눈이고 겨울다운 날씨였다.

이장아저씨 스피커 방송한다.
이따 새벽 내일 한파주의보니까 수도 동파 방지에 신경쓰라고..
비어있는 할매집에 라지에터 두 군데 켜놓고 보일러 가동시키고 지하수 모터에 열선 두군데 살피고 들어왔다.
부디 무사해야할텐데...

봄에는 가뭄으로 고생하고
여름은 장마와 더위로 고생하고
가을엔 태풍으로 고생하고
겨울엔 폭설과 한파로 고생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것이 더 많지만
가뭄과 장마 더위 태풍 한파 폭설은 피해가 크니까
좀 두렵다...

아침엔 눈이 조금이어서 운치가 있다 했는데
낮에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정신이 홀라당 나가버렸다 ㅎㅎ
어쨌든 내일이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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