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와도 당췌 믿을 수 없다...
이러다 다시 비가 올겨~ 암만 그럴겨 속으면 안뒤야~
뭐 이럼서 하루하루 가을같은 가을을 보내고 있다는...
올봄 할매 산소에 심은 국화무더기에서 꺾어온 국화 가지...
그늘막 치고 물 줘가며 키워서 텃밭 가는 길목에 심었었지...
하이고 이뻐라... 별같아...
어쩌면 색깔이 뒤섞여서 이리 피었을꼬...
큰 노랑이들은 아직도 몽우리 물고 있던데 얘들은 좀 빠르군...
텃밭에 고추골 죄 따고 뽑아서 걷어내 버렸다. 끝물이고 뭐고 기대할 것이 없으니까~ 동네에서 제일 먼저 뽑은 걸겨 아마도...
들깨골도 치우고 슬슬 밭정리에 들어간다...
남은건 시금치골과 김장거리 밭 뿐...
정구지도 이제 시들시들~ 가지도 마저 다 따고 치우고
밭을 비워야 한다...
닭집엔 또 뭔 일이 있나보다.
14마리 겨우 까서 애지중지 키우던 병아리들이 제법 커서 희뭇 무흣~ 하고 있는데 하루에 한 마리씩 사라진다...
오늘 아침 문 열어주고 살펴보니 꼴랑 4마리 남았다!!!
다시금 족제비가 들어오는가?!
아니면 매가 그러는가?!
홰에 올라가 자는 애들은 피해가 없는 걸 봐서는 족제비 짓인게 분명한듯...
올 여름 징한 비에 어데 쥐구멍이나 두더지 구멍이 뚫렸나...
샅샅이 살펴봐야겠다.
그간 손님 치르느라 일꾼들 밥해대느라 신경을 못 썼더니만...
삼숙이는 또 새끼들 집을 옮겼다.
아궁이 안 구석탱이 나뭇단이랑 박스나부랑이 쌓아둔 곳에다...
이냔이 이젠 새끼들 키우는데 노하우가 생겼다고 여유를 부리네~
노상 나와 돌아댕긴다.
지가 사냥할 일이 뭐가 있으며 영역 지킬 일이 뭐가 있으?!
봉덕이가 알아서 보초 서주고 마당냥이들이 있어서 다른 들냥이들은 얼씬도 안 하는데?!
봉덕이는 산녀한테 호되게 혼났다.
산녀가 아끼는 흔들그네에 붙은 방석을 죄 뜯어서 솜을 꺼내 마당에 흩어놓았거등!!!
소리를 냅다 질러 혼내고 발을 탕탕 굴러 야단을 쳤더니
깨갱~ 그뒤로 산녀만 보면 알아서 긴다...
바늘 가지고 와서 죄 꼬매야겠구만... 이거 난이도가 큰 바느질이네...
가을 상추가 잘 크고 있다.
배추 속이 들때까지는 상추가 쓸만한 밥반찬이 되어준다.
알타리무밭에 언넘이 쳐들어와 야금야금 뜯어먹고 뽑아먹는지 한 4분의 1이 휑하니 비었다. 고라니가 왔나 토끼가 왔나...
뿌리채 다 뜯어먹었다...
토란대도 삽들고 가서 뿌리를 파야겠다...
토란은 얼띠기라 춥기 전에 어여 캐서 실온에 들여놔야혀...
고수씨앗도 뿌렸고 야생 고들빼기씨앗도 한짝 구석에 흩뿌려놓았다... 작년에 무심히 했는데 올 가을 알차게 거뒀으니까 같은 방법으로 해보자구...
고들빼기 김치 엄청 맛나다! 장에서 파는 고들빼기하고는 차원이 다르네~
이러니 산골 할매들이 해마다 봄가을이면 고들빼기 캐러 들로 댕기시지...
골금짠지 담근다고 그러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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