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언제까지 내리려나...

산골통신 2020. 8. 8. 19:07









그칠듯 말듯 끈질기게 퍼붓는 빗줄기를 내다보며...
이제 어떤 기대도 접어버렸다.

비야~ 내릴려면 내리려무나... 내는 저 냥이들과 놀란다...
시방 할 수 있는 농사일도 없고 또 있다한들 내 힘으론 할 수 없는 일...
하냥 바라보고 바라볼 뿐...

하루종일 퍼붓던 비가 해거름에 좀 그쳤다. 이따 저녁에 또 온단다.
올 때 오더라도 지금 안 오니 후딱 밖으로 겨나와 이런저런 비설거지를 한다.

텃밭 비닐하우스 안이 풀밭이 되었다. 그 풀을 베다가 비름나물이 많길래 뜯다보니 한 아름이네...
반찬 좋은거 생겼다. 아이들이 비름나물을 좋아하거든.

호박덤불에서 연한 잎 좀 뜯고
정구지 싹 베어버린 다음 좋은 놈들만 한 양푼 가져다가 겉절이해놓고
이번이 세 번째 그냥 베어버리는 거다.
꽃대가 올라오니 안 벨 수가 없어...
어제 베어낸 정구지는 그새 새잎이 애기손가락만치 자라올라와있더라... 세상에...
베어낸 그대로 덮어두면 자체 거름이 되니 손해날 것 없다.

산골이웃들은 우비 떨쳐입고 밭일 논일 하러 다닌다.
비가 오던 말던 그들은 묵묵히 일을 한다.
이런저런 핑게대며 게으름피는 산녀와는 다르다 ㅎㅎ

닭집 병아리들은 그럭저럭 잘 크고 있다.
각각 7마리씩 14마리 깠고 그 중 두 마리가 죽었고
엄마닭 한 마리가 알 8개 품고 있는데 먼저 까서 돌아댕기는 병아리 소리를 듣고 지 새끼인줄 착각하고 둥지를 자꾸 나와 돌아댕기는 바람에 저 알 8개 무사히 까여질지 의문이다.

참새들이 닭모이를 노리고 자꾸만 닭집으로 들락거린다.
그중 몇 마리는 아예 닭집 구석탱이에서 살림을 차린듯도 하고...

온통 습하고 습하다.

저 아래 산자락에 흰구름띠가 걸쳐져 있어 볼만하다.
여전히 냇물은 황톳빛으로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흐르고...
어제가 입추였는데 가을이 올 것 같지가 않다.

보일러통에 쌍살벌 집인듯~ 이집에 살던 애한테도 쏘인 적 있었다. 엄청 아팠지!
며칠전 마당 탁자 위 걸레 집어들다가 쏘여서 악 소리가 절로 나더라.

봉덕이한테 선물이 들어왔는데~
노란 바나나모양 방석~ 헌데 냥이들이 죄 차지하고 안 내놔서리...

마당 툇마루와 흔들그네는 냥이들 차지가 되어버렸다.
비가 매일매일 내리니 저 자리가 명당이여...
쫓아도 쫓아도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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