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고추밭 김메기~

산골통신 2020. 5. 23. 13:29











서서 하니 훨 수월하고 진척이 잘 나간다.
바퀴의자에 앉아서 긴호미로 득득 긁어도 되는데 엥간하면 앉아서 하는 일은 안 하려고...

자루 긴 호미를 눈에 띄는대로 서너 개 샀는데 써보니 이 제일 작은 칼호미가 제일 성능이 좋고 쉽다!
긁쟁이라고 정농회에서 스위스 농기구를 수입해 파는 곳에서 산 게 있는데 우리나라 밭고랑 좁은 곳은 잘 안 먹히는게 단점이다.
자루가 쓸데없이 길고 약해서 큰 풀 치려고 한번 후려쳤더니 뚝 뿔개져서리 ㅠㅠㅠ

그냥 이름을 몰라 긴칼호미라 이름붙인 이 긴호미는 한번에 다 긁혀진다. 가볍게!!!
지난번 감자골 옥수수골도 얘가 일 다 했고
오늘 고춧골 열댓고랑도 얘가 다 해치웠다.
날이 뜨거워져서 무리할 것 없다싶어 그만 하고 들어왔다.
두시간만에 13고랑을 해치웠으!!!
호미로 쭈그리고 앉아하면 어림없지...
아이고 허리야 다리야 하면서 곡소리가 절로 나지... ㅎㅎ
남은 7고랑은 이따 해거름에 가서 하면 되고~

내일 나무꾼이 예초기로 밭둑 풀 쳐준다니까~
거름 깔고 단호박이랑 옥수수랑 한판씩 남은거 심어야지...

이웃들은 진작에 제초제를 쳐버려서 누렇게 까맣게 풀들이 말라죽어가고 있다.
아무도 호미질 안 한다...
논둑이고 밭둑이고 밭고랑이고 간에 전부 제초제로 끝내버린다.
일손없는 농촌에 제초제친다고 뉘 뭐라할 수 있나...

약을 안 치고 농사지으려면 때맞춰 일을 하면 된다.
밭고랑 풀은 자랄 틈을 주지않고 싹이 터서 바글바글할때 확 긁어버리면 딱이다!
특히 날 좋은 날 골라 식전에 긁어놓으면 대낮 뜨거운 햇살에 싹 말라죽지...

농사일은 타이밍이다!!!

고추모종을 비오기 전날 물을 푹 주고 심고 그 담날 비가 좀 왔으니 얼마나 잘 살아붙었는지...
가심을 쓸어내렸다...

고추순을 따줘야 할 때가 왔다.
조금 더 뒀다가 고추순나물 해먹을 정도로 컸을때 따주려고...
요맘때만 먹을 수 있는 고추순나물이다. 참 별미지...

역시나 사진이 뒤죽박죽으로 올라갔다.

*****
오후 네시반경에 밭에 다시 갔다.
남은 7고랑 마저 하려고...
서녘 햇살이 비쳐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땀을 닦아가며 하자니 소금땀에 얼굴이 막 따갑기까지 한다.

그래도 해는 서산으로 떨어지고... 서서히 밭그늘이 지기 시작한다.
해를 등지고 서서 골을 긁어나갔다.
한고랑 한고랑... 드뎌 끝이 보인다.
아침에 시작할 때는 아득하더니... 시작이 반이야~
반을 했으니 이제 마무리만 하자!!!
아자아자~ 외치며 호미질을 한다.

그래도 서서하니 얼마나 좋아 그래...
진작에 이리 할걸~
요새는 연장이 일을 한다구!!! 연장탓을 억수로 해야하는 시대야!!!

이 긴칼호미를 하나 더 사야겠다. 쓴지 오래되어 무뎌지기도 했고 하나 더 사서 나무꾼이랑 같이 하면 더 좋지 ㅎㅎ

이제 남은 골은 감자골 옥수수골 완두콩골 구석구석 긁어주는 일하고
산밭 산나물골 풀메기하고...

서서히 날이 뜨거워지니 식전으로 해거름으로만 일을 해야한다.
오늘도 식전 두시간
오전 두시간
해거름 두시간~
딱 그렇게 밭일을 했다.

나머지 시간엔 시원하다못해 서늘해 춥기까지 한 뜰아랫채 황토방에 들어가
뒹굴뒹굴~ 책이나 보며 잠이나 좀 자고...
다큐 좋은 것 있으면 그거나 찾아보고...
맛난 것 찾아 해먹고~
그러면 되지 뭐~

짬짬이 다섯마리 아기냥이들하고 봉덕이하고 놀아주고~
이제 아기냥이들이 마당으로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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