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뜻밖의 나물비...

산골통신 2020. 5. 5. 22:02

 우리 논도랑 미나리꽝이다.

전혀 심지도 가꾸지도 않는데 해마다 논도랑가에 주욱~ 저리 자란다.

이짝 오른편 끄트머리에 물이 콸콸 솟는 곳이 있어 그 물로 자란다.

논으로 못 들어가게 따로 도랑을 파서 빼는데~ 늘 저리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이다.

미꾸리도 많고 거머리도 많고 뭐 그렇다.

 군데군데 좋은 놈들로만 낫으로 베어갖고 온다.

마을 아지매들도 간간이 베어간다.

요즘 한창이라 무척 연하다! 이제 모내기 시작되면 억세지겠지~

부지런히 베다 먹어야지...


 엄마닭이 품을 안 내줘서 밖에 나와있는 놈~~ ㅎㅎ

한 마리는 위에 올라가있고 한 마리는 옆귀탱이에 딱 붙어있다.

 

요놈은 새로 품기 시작했는데 성질이 예민한지 고개를 빳빳이 들고 경계를 억수로 한다.

 

2020/05/04 ~06

 

1. 분무기 모터수리 전화해서 택배 보내기

2. 마스크 우체국에서 부치기

3. 감자밭골 마저 풀메기

4. 고추골 마저 줄매기

5. 호박구덩이 파서 호박 모종 심기 20포기

6. 대파 모종 한골 심기

7. 꽃모종들 정리하기 회화나무 싹튼 10그루 큰포트로 옮기기

8. 마당 풀 정리하기~ 호랭이 새끼 치것어~

9. 비닐하우스 구석구석 풀 정리하기

10. 열무 얼가리배추 파종 더하기


일거리는 줄줄이 늘어놨다마는 하는대로 하지 뭐...

식전에 감자골 풀 긁고

오후에 고추밭 줄 7고랑 메고 노각오이 모종 두골 물주고 심고

한참 하고 있는데 예고없는 비소식이어라...

날이 흐리길래 비는 생각못하고 식전에 텃밭에 물 줬는데...

일단 일하다말고 철수하고~ 비 좀 많이 와라~ 빌며...


닭집앞 작은밭에 열무 얼가리배추 달랑무 바질 타임 등등 씨앗을 뿌렸다.

레기라는 신종 농기구를 들고 고랑을 만들고 평평하게 고르고 하는데 이거 참 물건일세~

괭이질 몇번을 하고 또해야 할 일을 레기질 한 번에 뚝딱!!!

별로 힘 안 들이고 고랑 대여섯 개를 뚝딱뚝딱 만들어냈다.


첫고랑엔 대파모종할 자리고

두번째고랑엔 바질하고 타임 씨앗을 뿌렸고

세번째 고랑엔 열무 얼가리배추를 뿌리고

네번째 고랑엔 달랑무와 쑥갓을 뿌렸다.

나머지 고랑은 잎들깨모종을 하기로 하고~


구석탱이에 더덕씨를 뿌려놨는데 이 가뭄에 싹이 안 튼다.

이번 비에 좀 올라오길~~~

마을 아지매들이 가물어서 싹이 안 튼다고 다들 난리...


한참 고랑 만들고 있는데 동네 아지매 뽕잎 좀 따겠노라고...

산녀는 있는지도 몰랐던 닭집 안 뽕나무~ ㅎㅎㅎ

다 따가시라고 했다.

어린 순을 따서 데쳐 말리면 맛있는 건채가 된다네... 나중에 좀 주시겠댜...


닭집 안에는 현재로선 평화가 왔다.

나무꾼이 애써 만든 병아리집에 8마리 부화되어 두 마리 죽고 여섯마리가 엄마품에서 살고 있다.

이 엄마닭이 성격이 좀 희한해서~

알둥지에서 지만 나와 갓깨어난 병아리를 돌보질 않는겨...

닭집 문 닫으러 가보니 엄마닭 따로 둥지밖에 웅크리고 앉았고 병아리들은 옹기종기 둥지 안에서 삐약거리고 있어...

이 뭔일~~ 이런 일은 또 첨 보네그랴...

병아리들을 꺼내어 엄마닭 앞에 놓아주니 날개를 들어 품어줘야 되잖여~

꼼짝도 않는겨!!!

억지로 날개를 들어 들여놔줬네!! 너 엄마닭 맞어????


부화가 안된 알을 살펴보니 세개알 속에서 삐약 소리가 나...

두개는 파각이 시작되어 속에서 나오려고 기를 쓰고...

아니~ 이런 상황에서 엄마닭이 나가버린겨??? 너 산녀한테 혼날래???!!!

알 속에서 소리가 안나는 애들은 냅두고 소리가 나는 애들 셋을 엄마닭 품 안에 넣어줬다.

담날 보니 그 중 두 마리가 깨어나왔더라...

하지만 그날 저녁 그다음날 그 두마리는 죽었다.

부화는 딱 일정한 21일간의 온도와 습도가 필요한 일이다.

마지막 하루를 엄마닭이 직무유기를 했으니... 그 몇시간 버려진 상황에서 병아리는 제힘으로 깨어나오긴 했으나...

더 버티질 못하고 죽었다. 21일간 중 단 하루 단 몇시간도 방치를 하면 안되더라구...

그래서 엄마닭은 모이와 물만 후다닥~~ 나와서 허겁지겁 먹고 이따만한 묵은 똥 싸놓고 부랴부랴 알둥지로 들어가지!!!

그 21일간 엄마닭의 가슴털은 다 젖고 뽑히고 살이 붉게 드러나더라...

그 고난을 겪으며 병아리를 까는 거지...

근데 이노무 엄마닭은 그고생을 하고 까놓고선 왜 그런겨???


뭐 하여튼 또 한 마리가 알을 품으려고 하길래 잡아다가 병아리집에 들여놔주고 그날 낳은 알 7개를 넣어줬다.

처음 이틀은 알둥지며 이사온 집이 맘에 안 든다고 난리를 죽이다가 포기를 했는지 잘 들앉아있더라~


매일 아침저녁 물 준 보람이 있는지 열무싹이 잘 터서 솎아먹어도 될 정도로 자랐더라.

조심조심 큰놈들로만 솎아내어 한 양푼 겉절이 해서 저녁에 잘 먹었네!!!

물김치도 조금 담고 내일은 열무국수나 해묵어야지~~~

열무를 또 연이어 갈아놨다.


씨앗 파종한 고랑에 그 당날 가보니 요 망할 참새시키들이 죄다 쪼아놨네~

어찌 그 씨앗 냄새를 맡고 오는지 몰러...

어제 뽕잎따던 아지매가 조언해주길~ 그 위에 왕겨를 뿌려두라고...

즉시 왕겨 퍼담아갖고 줄줄이 뿌려뒀다.

그 언제적인가도 들깨를 뿌렸는데 한개도 싹이 안 튼 적이 있었으... 그것도 요 망할 얄미운 참새들 짓이었을겨~~~

부직포를 덮던가~ 왕겨를 뿌려두던가 예방책을 해야되겠으~~


마당식구들은 잘 지낸다.

봉덕이는 산녀와 아이들이 삼숙이랑 새끼들만 챙기는 줄 아는지 자꾸 들이댄다.

새끼들 해꼬지라도 할까봐 봉덕이를 더 챙겨주고 하는데도 요놈이 자꾸 칭얼거린다...

아무래도 지놈도 눈치는 있는게벼~~~


삼숙이가 새끼들을 마루밑 더 안쪽으로 옮겼다. 고양이들이 이소시키는 것은 본능인가보더라.

노랭이는 여전히 여친찾아 삼만리 중이라~ 시끄럽다!


나머지 들냥이들은 여기에 새끼가 태어났다는 걸 아는지... 자주 들락거리던 애들이 안 보이더라구...

보면 멀직히~ 다니더라구... 하여간 지들도 상도덕이 있는가벼~


큰애가 와서 고추밭 600포기 말목을 다 박아줬다.

산녀가 했으면 하루종일 에고데고 팔이야 엄살을 떨며 했을텐데

역시 젊은피여!!! 금새 뚝딱 해치우네...

덕분에 살았으...


이밭 저밭 밭마다 이제 다 찼다!

앞으로 남은 일은 몇가지 텃밭용 채소들 구석구석 모종하는 것뿐~


드뎌 풀하고 쌈박질이 시작됐다!!!

무시무시한~ 절대 이기지 못할 쌈!!!


올해 풀하고 쌈은

풀싹이 바글바글 올라왔을때 긁어버리기!!!

계획은 뭐 그렇다...

한 7월까지는 잘 되더라구... 8월부터는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ㅎㅎㅎ

어디 한번 해보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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