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드뎌 고추를 심다.

산골통신 2020. 5. 3. 12:52

 

 

일요일에 비소식이 있다해서 고추심는 시기를 그 전날로 잡았다.

워낙 가무니 이렇게라도 좀 늦더라도...

 

지나가는 아지매가 물을 푹 주고 심으라고... 모종에도 물을 푹 주라고...

푹 주라는 말을 대여섯번이나 하고 갔다.

안그래도 그럴 작정이야요!!!

 

도시장정이 간만에 와서 밭을 갈아주고 고랑따주고 비닐씌워주고...

드뎌 고추를 심는다.

60미터짜리 호스를 낑낑 들고와서 구멍뚫어가며 물주는 도구를 연결해서

한사람은 물을 줘가며 나가고

두 사람은 고추모종 심고...

착착 분담이 되어서 한다.

 

일 한두번 해본 게 아니니 척이면 척이다.

날이 후덥지근 더워서 간간이 쉬어가며 새참 먹어가며...

 

500포기를 해마다 넉넉히 고추모종키우는 마을 아지매네서 가지고 왔는데 100포기가 남는다고 더 가져가라는 바람에 졸지에 600포기가 됐다.

 

50여 포기를 텃밭에 심고 550포기를 저아래 밭에 심는데 남으면 닭집앞 텃밭에 심기로 하고 일단 심기시작했다.

근데 우리가 간과한거이... 밭크기를 가늠을 못한겨...

전에 심었던 윗밭에 650포기가 들어갔으니까 그보다 더 작은 밭이니 550포기면 적당하거나 남을거라고 판단했는데

이거야 원... 두고랑 반이 남아버렸다. 어리둥절...

모종이 모자라 못 심는 ㅎㅎㅎ

그렇다고 모종을 더 구해다 심기는 그렇고... 남은 고랑에는 달랑무를 파종하기로...

이러면 텃밭에 심을 풋고추용 고추도 더 못 심는뎅...

밭이 크기는 크구낭~

 

이러면 닭집앞 텃밭에는 뭐를 또 심냐고!!!

계획이 마구 어그러진다.

 

연 사흘째 미나리파튀를 벌렸다.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를 않네.

그냥도 먹고 데쳐도 먹고 삼겹살에 쌈싸먹고 부치개해묵고 등등...

 

일 많이 한 도시장정 차에 그득 실어주고 보내고

우리는 또 미나리를 베러간다.

마을 사람들이 오며가며 탐을 내고 있다.

베어간다고 말하고 가져가는 사람

말도 없이 가져가는 사람

가져가놓고 나중에 잘 먹었다고 말하는 사람...

 

완전 동네 미나리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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